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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가 확실한 설교만 올릴 수 있습니다. |
성경본문 : | 크리스천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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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서길원 목사 |
참고 : |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43466 |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목회자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하고, 또 흔한 척도는 무엇일까. 옳고 그름의 당위성을 떠나 현실적으로 그것이 설교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드물 것 같다. 목회자는 오직 설교로 말하고 설교로만 규정된다는 주장도 있으니, 이것에 기대자면 설교는 목회의 처음이자 끝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기획 인터뷰 ‘설교를 말하다’를 통해 설교라는, 그 끝없고 오묘한 세계를 엿본다.
지난해 3월, 그는 미래목회포럼 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서 설교를 주제로 강의했다. 전국 목회자 100여명을 앞에 두고 설교를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제시했다. 강의 제목은 ‘경쟁력 있는 설교 만들기’. 얼굴에는 선배 목회자다운 여유와 자신감이 있었고 말에는 청중을 사로잡는 흡인력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한 해가 저물어 가던 2010년 12월의 어느 날, 그를 다시 만났다. 서울 상계동 상계교회 담임 서길원 목사. 그는 달라져 있었다. 여유와 자신감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 때의 그것과는 어딘지 모르게 다른 느낌이다.
“설교……, 전 누구보다 설교적 테크닉을 잘 구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어떤 말을 해야 교인들이 은혜받는지, 말의 톤은 어떠해야 하고 예화는 무얼 들어야 하는지, 지난 25년간 설교하면서 익힐대로 익혀온 사람이죠. 그런데 요즘 점점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아요. 물론 머리론 익히 알고 있었죠. 하지만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 말입니다. 아, 내가 뭔가 잊은 게 있구나!”
그랬다. 그에게서 본 자신감은 인간이, 자신이 가진 그 무엇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의지했을 때의 그것, 바로 그것이었다.
▲서길원 목사, 그는 스스로 “그 누구보다 설교적 테크닉에 뛰어나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깨닫기 시작했다. 비록 테크닉이 없어도 설교엔 꼭 하나님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김진영 기자 |
교인들 입맛에 안 맞아도 하나님 하라는 말씀 전해야
어느새 인본적이 된 나… 이제 기도 더 많이 하려 해
-최근 몇 주간, 섬김을 주제로 신약 마가복음을 강해하고 계십니다.
“복음서 중에 가장 힘 있고 생명력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복음서에 비해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기적 이야기도 더 많구요. 특별히 생명을 다해 섬기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유난히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섬김의 왕이신 예수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마가복음을 선택한 거죠. 여러 가지로 한국교회가 어려움에 있는데, 이걸 뚫고 나가는 길은 오직 예수님을 닮는 길 밖에 없어요. 요즘 사람들이 다 섬김받으려고만 하고 섬길 줄은 모르는데, 이런 시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섬김의 삶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죠.”
-이런 강해설교는 어떤 점에서 좋습니까.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그대로 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매주 본문을 달리 하는 설교에선 본문 선택이나 설교 내용에 설교자 개인의 견해가 개입되기 쉽거든요. 하지만 순서대로 본문을 이어가다 보면 다소 어렵거나 주제가 설교자 구미에 맞지 않아도 일단은 전해야 하니까, 그 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수밖에 없는 거죠.”
-좋은 설교란 어떤 걸까요.
“전 설교를 굉장히 강조하는 목사고, 주변에서 설교 좀 한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 사람입니다. 교인들이 가려워하는 곳이 어딘지 누구보다 잘 찾아내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하나님이 원하시는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 그 분의 뜻, 그 분의 의도가 무엇인지……, ‘그 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 강단에 서서 누굴 위해 설교했던가’ 하고 제 자신에게 되묻곤 해요. 그러면서 점점 확신이 드는 겁니다. 비록 당장은 교인들 입맛에 안 맞는 설교일지 몰라도 하나님께서 하라는 말씀, 그 것에 집중해 설교하다 보면 반드시 교회는 건강해질 거라는 확신 말이죠.
한국교회 교인 수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지 않는 교회라면 오히려 주는 게 정상일지 모릅니다. 한국교회가 포 커스를 다시 맞출 필요가 있어요. 그 동안 너무 인본적이지 않았나…. 아니, 한국교회를 탓하기 이전에 제 자신부터 그랬습니다. 이젠, 진짜 하나님이 원하시는 말씀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먼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려 노력할 때 한국교회 강단은 바로 세워질 것입니다.”
-목회에서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 얼마나 되나요.
“설교는 기둥과 같습니다. 기둥 없는 집이 없듯, 설교 없이 교회가 제대로 세워질 수 없죠. 그만큼 설교가 교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거예요. 그래서 설교자는 설교를 잘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보다 신중해야 합니다. 얼마 전 신문을 읽는데 한 종교학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종교인들의 말은 너무 단문이다’라고. 많이 공감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펼치는데 이에 대한 종교인들의 말은, 그저 ‘안 된다’ 혹은 ‘옳다’가 아니라, ‘4대강 사업이 이런 면에선 문제가 있지만 또 이런 면에서는 좋은 점도 있다’는 식이 돼야 한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이 이것을 듣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설교도 이와 마찬가지에요. 교인들에게 단순히 ‘이것이다’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이 시대 하나님께선 이런 것도 원하시지 않을까 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길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죠. 그러자면 앞서 말했듯, 설교자부터 자신의 말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을 구해야 합니다.
또 한 번 절 돌아보게 되네요. 나는 지금까지 사람의 측면에서 설교의 뼈대를 세웠고, 하나님을 그저 조수처럼, 그 분의 말씀을 목회의 조미료처럼 그렇게 쓸 때가 많지 않았나…. 하나님께 죄송스런 마음이 듭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이렇게 시인하기 쉽지 않을 텐데,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최근 들어 심신이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목회자로 지난 25년 간 참 치열하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나 자신이 너무 고갈된 것 같아 얼마 전 수양관에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3일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나님 음성에만 귀를 기울였죠. 지금까지 제가 너무 말을 많이 했는데, 이제 잠잠할 테니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라고 그렇게 기도했어요. 그러는 동안 참 많은 걸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내가 일에만 빠져 살았구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인본적이 됐구나…. 그래서 요즘 기도를 많이 합니다. 저 자신도 그렇고 교회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깜짝 놀랐어요.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기도회에 교인들이 많이 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교회를 돌이키신 것 같아요.”
감성 터치는 인간적 방법…하나님께 받은 은혜 가감없이 전해야
▲서길원 목사는 설교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면서 일반 책보다 성경을 더 많이 본다고 했다. 교인들로부터도 “은혜받았다”는 말보다 “말씀 듣고 회개했다”는 말을 듣는 게 더 좋다고. ⓒ김진영 기자 |
-설교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면서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요.
“일단 기도를 더 많이 하죠. 그리고 예전에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사람들 듣기 좋으라고 이 책 저 책 참 많이도 뒤적거렸는데, 지금은 성경을 더 많이 읽습니다. 또 성경을 읽으면서도 ‘이 이야기 하면 은혜받겠지’가 아니라 ‘하나님은 무엇을 말하려 하실까’를 더 고민하게 돼요. 이상하게 늘 읽어왔던 것인데도 요즘 성경이 참 새롭게 보입니다. 설교 때도 하나님, 예수님, 십자가 이런 단어들이 더 많아졌죠. 강단에 올라서면, 이제야 좀 철이 들었다랄까, ‘하나님 이 설교 통해 주님이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세요’하고 자연스레 기도가 나와요. 교인들로부터도 ‘설교 듣고 은혜 많이 받았다’는 말보다, ‘말씀 듣고 너무 찔려서 회개했다, 오늘 이런 걸 깨달았다’는 말을 더 듣고 싶습니다.
거듭 말했지만 전 천부적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잘 터치하는 사람이에요. 잘 울리고 잘 웃길 수 있죠.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구요. 그런데 그런 감성 터치로 감동 받은 사람들에겐 이다음에 더 큰 감동을 줘야 하고 또 시간이 지나면 더 큰 감동을 줘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적인 방식이었죠.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감성이 아닌 인간의 본질을 터치하기에 교인들이 더욱 진중해지고 헌신적으로 변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강단 위에서의 선포와 설교자의 실제 삶, 이 간극에 괴로웠던 적은 없었습니까.
“날마다 괴롭죠. 설교자라면 아마 누구나 그럴 겁니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설교자 역시 평신도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 앞에 선 한 명의 죄인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전 설교 때 명령하는 말투를 잘 쓰지 않습니다. ‘저와 성도 여러분이 함께 노력하자’ 이런 투의 말을 쓰려고 하죠. 늘 ‘저’라는 말을 빼놓지 않아요.”
-설교를 준비하다, 혹 내 성경 해석이 틀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 해보셨습니까.
“설교를 준비할 때, 성경을 수십 번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은혜 받은 것들을 메모하는데, 그 이후 반드시 하는 작업이 바로 주석을 확인하는 거예요. 과연 내가 메모한 내용이 맞는지 정확한 주석과 비교해보는 거죠.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설교에 주관적 생각이 개입될 수 있습니다. 신학적으로, 또 설교학적으로 바른 해석인지 관련 주석들을 찾아봐야 하고 또 같은 본문을 다른 설교자들은 어떻게 설교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일은 매우 중요해요.
그런데 제게 변화가 한 가지 생겼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관한 것인데요. 최근 싱가포르 집회에서 설교한 적이 있는데, 설교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모인 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뭔가 방법을 구하려고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그 때 하나님께서 문득 ‘젊은 내 백성을 위해 네가 기도하라’는 음성을 주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사람들을 앞으로 불러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어요. 그러자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 맞는 말씀을 주셨어요. 그걸 믿고 말해줬죠. 그런데 저마다 그 말씀을 듣더니 은혜를 받으며 크게 결단하는 거예요. 그 후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모든 걸 교리와 원칙, 질서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그 분이 주시는 은혜를 가감 없이 선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요.”
-끝으로 훌륭한 설교자가 되길 원하는 후배 신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경을 많이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네요. 또 좋은 설교자들의 설교를 많이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읽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실제 설교해보는 시간을 자주 가지는 게 좋아요. 많이 읽고, 많이 듣고, 많이 해보는 것. 좋은 설교에 이 이상 왕도는 없습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것은, 설교자가 되려면 하나님을 진심으로, 교인들을 가슴 저리게 사랑해야 하는 것, 그걸 잊지 말라는 겁니다.”
크리스천투데이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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