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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64】우리동네 우체국
우리동네는 면사무소가 있는 시골이어서 4시 10분에 우체국 오늘의 업무를 마감합니다. 조치원에 있는 큰 우체국에서 우편물 트럭이 그 시간에 와 오늘 접수된 편지를 한꺼번에 실어갑니다. 그래서 4시 10분 이후에 접수되는 우편물은 다음날 처리한다고 합니다.
저는 신청받은 들꽃편지와 책과 cd를 가지고 하루에 한번씩 오후 4시쯤에 꼭 우체국에 갑니다. 매일 발송하는 우편물의 모양이 똑같기 때문에 별다른 말을 안 해도 우체국 창구에서 알아서 착착 발송을 해주지요.
아직은 시골우체국이라서 그런지 우체국 손님중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고 택배는 농산물이 많습니다. 가끔 우체국장님이 커피 한잔씩 뽑아주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손글씨로 볼펜 꼭꼭 눌러 쓴 순수한 '편지'는 1%도 안 된다고 하네요. 대부분이 청구서와 광고편지 정기간행물이라고 합니다.
핸드폰으로 손쉽게 안부를 묻고 문자를 보내는 시대이니 당연히 '편지'쓸 일이 없겠지요. 요즘 엽서 값이 얼마인지 알아보기 위해 엽서한장 달라고 했더니 한 참을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찾습니다. 이번 달에 제가 처음으로 엽서를 찾은 사람이랍니다.
좀 더 세월이 지나면 우체국이 시대의 조류에 밀려 수많은 추억을 남긴 채 조용히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최용우 201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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