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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최용우
청명 타이틀 그림은 진달래를 그려봤습니다.
크레파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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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한식 나무 심자. 무슨 나무 심을래.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스무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 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네 편 내 편 양편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 양반골에 상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아무 데나 아무 나무….”
위 노래는 우리 겨레가 청명 즈음 불렀던 “나무타령”이라는 민요이지요. 오늘은 24절기 다섯째 청명(淸明)입니다. 청명이란 이날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기 때문이며,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도 있습니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는데 무슨 나무를 심어도 그만큼 잘 자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날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 시집갈 때 농짝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는데 이를 “내 나무”라고 부르지요. 또 연정(戀情)을 품은 아가씨가 있으면 그 아가씨의 '내 나무'에 거름을 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청명 무렵에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로 한해의 농사를 시작합니다. 곳에 따라서는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이날 산소를 돌보거나, 묘자리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을 하지요. 또 이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하여서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그기도 하고, 서해에서는 곡우 무렵까지 작지만 연하고 맛이 있는 조기잡이로 분주합니다. 부지런히 논밭을 갈고 난 뒤 마시는 청명주(淸明酒)도 이때가 제격입니다. 특히 향긋한 봄나물을 안주 삼아 땀 흘린 뒤 논두렁에 걸터앉아 푸른하늘을 바라다보며 먹는 새참은 청명 때부터 볼 수 있는 정겨운 농촌 풍경이었습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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