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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노고단에 있는 오래된 교회 터 (사진:최용우)
【쑥티일기95】조용하고 한적한 곳
가끔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 그리워 잘 알려지지 않은 절집을 찾아 갈 때가 있습니다. 기독교인인지라 절에 있는 어디다 대고 합장을 한다거나 절을 하지는 않지만, 여기저기 둘레둘레 기웃거리며 정적의 뒤안길을 느끼는 시간을 갖습니다.
오래된 절일수록 여기저기 '깊은 침묵'이 베어 있습니다. 절에 있는 것들은 왠만하면 100년이 다 넘는 것들입니다. 오래된 것에는 오래된 역사와 연륜이 베어 있습니다. 100년이 넘은 침묵의 깊이는 가슴 깊은 곳의 심연을 건드립니다.
침묵은 신과 내통하는 비밀의 문입니다. 침묵과는 거리가 먼 교회에서는 100년이 넘는 '침묵'의 깊이를 느낄 수 없지요. 종교에 '침묵'이 없으면 대단히 경박해 보이고 신비스러움이 사라집니다.
하기는 요즘엔 절이라고 다 같은 절이 아닙니다. 유명한 절들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시장바닥이 되어 버린지는 이미 오래 전이고, 도시에 있는 절들은 돈맛을 알아버린 탓인지 점점 교회를 닮아갑니다. ⓒ최용우 201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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