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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으로 이어지는 창조이야기

사사기 허태수 목사............... 조회 수 2075 추천 수 0 2012.06.16 23: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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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삿1:16-21 
설교자 : 허태수 목사 
참고 : 2010.7.25 성암교회 http://sungamch.net 

 출애굽으로 이어지는 창조이야기
사사기1:16-21

고대사회의 권력 형태는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강이나 수원지의 형태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중국의 '삼황오제' 시대에도 '신농'이라는 신은 농사와 물을 관리하는 신이었다. 황제의 자격은 '치산치수'에서 난다). 가나안 지방은 갈릴리로부터 요단강을 끼고 사해에 이르는 큰 물줄기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조그만 하천 정도에 불과해 물의 양이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해는 생명이 살 수 없는 소금바다인데다, 중앙지대가 움푹 패여 함몰된 급경사 지형이라 농작물이나 가축을 키우는데 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 물줄기에 따라 중앙집권적인 권력형태가 이루어 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샘이나 오아시스, 분지 등을 중심으로 한 성읍국가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여리고처럼).

성읍국가는 군주와 성읍 안에 정착하고 있는 정주세력이 주를 이룹니다. 이들은 성 밖에 예속된 주민들에게 물과 종교, 사법, 군사적 보호를 제공했습니다. 한편 예속된 촌락은 잉여 농산물과 부역을 제공하며 동시에 성읍국가를 지배하는 제국을 위한 공물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이것은 민중에게 이중적 착취와 지배를 의미했습니다.

B.C1870 에는 북방 세력인 힉소스 족이 가나안에 침입했습니다. 이들의 무기는 그 당시 말이 끄는 마차를 단 병거로써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이 무기의 충격은 야훼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병거와 군마"라고 부를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이들로 인해 축성법도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병거가 성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당한 토목공사를 해야 했던 거죠. 땅을 돋구어 만든 경사지 위에 , 강력히 요새화 된 성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성을 축성하기 위한 강제노동과 과중한 세금, 강제적 징병제도의 확립을 의미하기도 했어요.

B.C1570 이후에는 가나안이 남방세력인 이집트의 영향권 아래 들어갔습니다. 이집트는 이 지역을 자신들의 직접적인 행정구역으로 편입시키지 않고 성읍국가 군주들에게 권력을 주는 대신 파라오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했습니다. 이집트가 가나안 지방에 성읍국가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첫째, 이집트에 대항하는 통일적 연합체의 형성 방지하기 위함이고, 둘째, 권력을 분산 배치함으로 가나안 하층민의 반란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편 출애굽이 이루어지는 기원전 13세기에는 가나안 사회의 변화의 징표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회벽처리 기술이 발견되었습니다. 가나안 지방은 석회암지형인데 이것은 물을 잘 흡수합니다. 그런데 석회암을 잘게 빻아 열을 가하면 방수 처리가 된다는 것(원시적 시멘트)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그 동안 성읍주변에 예속해 살면서 세금과 부역을 감당해야 했던 예속농민들에게 독자적인 촌락을 이루며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부여했습니다. 그들은 병거로 무장한 군주세력의 힘이 미치지 않는 산간지로 올라가 시스턴이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물웅덩이 주변에 촌락을 형성했습니다. 이스라엘은 6개월이 건기(4-10월)이고, 6개월이 우기(10-4월)이므로 우기에 물을 저장하여 건기에 나누어 씀으로써 샘이나 우물이 없는 산간 촌락에 거주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모두 석회공법의 발견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사사기 1:19에는 "주께서 유다지파 사람들과 함께 계셨으므로 그들은 산간지방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낮은 지대에 살고 있던 거민들은 철병거로 방비하고 있기 때문에 쫒아내지 못하였다"라고 합니다. 그 밖에 사사기에는 그때까지도 쫒아내지 못한 주민들의 보고가 자주 나오죠. 이들은 주로 낮은 지역의 군중들입니다. 이스라엘이 차지한 산지는 천의 요새인 해방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성읍군주들의 착취를 피해 산지로 몰려들어 이 당시 촌락구조는 성읍외곽촌락(민 21:25, 32:32,42 수 15:47, 삿 1:27, 11:26)과 산간 지방의 성곽 없는 촌락(haserim, 창 25:16, 레 25:29,31, 수 13:23, 15:20-62:21,2)으로 이원적 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한편 고고학적 자료는 이 무렵 산간지역에서 포도와 올리브 대신 곡식 농사를 지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은 성읍과 산지간의 협조 관계가 깨어지고 대립 관계에 들어간 것을 말하는 겁니다. 농사의 효율성으로 하면 산지에서는 포도나 올리브를 재배하여 성읍의 곡식과 교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입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이 산지를 중심으로 정주하기 시작했기에 야훼는 산신이라고 하기도 하며, 지금도 이스라엘의 도시들은 산 위의 길을 중심으로 뻗어있습니다(예루살렘 ).

이런 변화는 가나안 농민들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고, 이들에게 이집트 본토 파라오의 밑에서 신음하던 노예들이 해방을 얻어 이 쪽 산간지로 들어와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들려주는 해방의 야훼의 이야기, 열 가지 재앙과 불기둥, 구름기둥의 이야기, 만나와 메추라기의 기적 등은 이집트의 하급 군주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가나안 원주민들에게 가슴 벅찬 해방의 이야기 아니었겠어요?

이들은 산지로부터 힘을 규합해 점차적으로 평지의 성읍들을 공략하고 그들을 제압해 나갔습니다. 고고학적 자료들은 이를 잘 반영해 줍니다. 하솔, 베델, 라키스, 에글론, 데빌, 므깃도, 수꼿, 베세메쉬, 아스돗등 가나안의 성읍들이 주전 13세기 후반부터 12세기 초 까지 짧은 기간에 파괴된 흔적들이 발굴되었습니다.

출애굽 공동체가 가나안지방에 들어옴에 따라 그들이 가졌던 야훼신앙은 가나안 지방의 농민들과 하층민들에게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나갔습니다. 그들은 야훼신앙과 더불어 이집트의 제국주의적인 지배체제를 부정하고 자기들의 권리와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새로운 공동체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염원을 담은 야훼신앙은 잠자던 하층민들의 의식을 일깨우며 가나안 사회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나갔지요.

출애굽의 이야기와 야훼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는 고대 봉건영주에 예속되어 살다가 결국은 그들의 농노로 전락하여 살 수 밖에 없었던 가나안 농민들에게는 새로운 시야를 전개케 해주는 각성제요, 바이블이었습니다.

광야시대를 대표하는 것은 만나 사건입니다. 만나는 법궤 안에 있는 야훼신앙의 삼대 상징물 중 하나입니다. 이스라엘이 건너온 광야 즉, 시나이 반도는 시속 70-80 킬로의 속도로 하루종일 달려가도 끝없는 돌산들, 이글거리는 태양, 풀 한 포기, 물 한 방울 없는 땅이 계속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평과 원망은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만나를 주시는데 까다로운 조건이 있었지요? "그날 먹을 만큼 만 거두어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배고픈 사람이 지천에 먹을 것이 쌓였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어요. 그들은 쌓았습니다. 내일 것, 모레 것... 넘치게 쌓았는데 그 다음날 온 진지에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백성들은 벌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내일을 예비하는 인간의 탐욕은 오늘을 살벌한 전쟁의 장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람들은 내일 뿐 만이 아니고, 모레, 한 달 후, 몇 년 후, 나의 노후생활, 죽은 후에 자손의 삶까지도 염려하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탄탄대로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받은 훈련은 철저하게 내일을 하나님께 돌리는 훈련이었습니다. 마침내는 이들 가운데 '적게 거두는 사람도 있었고 많이 거두는 사람도 있었지만 적게 거두어도 모자라지 않고 많이 거두어도 남지 않게 되었다(출 16:17-18/시 23편)'고 합니다. 이들의 만나 사건은 이렇게 되기까지 철저하게 나누는 훈련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지 하늘에서 먹을 것을 주셨다는 기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일을 하나님 손안에 맡기는 믿음이 있는 자만이 오늘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후대에 이러한 평등정신이 깨어지고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자 호세아는 "광야로 돌아갈 것"을 외치죠. 광야는 평등한 곳 이예요. 애굽에서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바로 그걸 가르치기 위해, 그것이 출애굽한 이스라엘 공동체의 모토였어요. 아무 것도 없는 벌판 광야지만 그 곳엔 나눔이 있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있는 곳입니다. 내일을 제 손에 붙잡아 놓으려는 자는 사실 아무런 믿음도 갖지 않은 자입니다. 이스라엘의 삼대절기 중 장막절, 또는 초막절이라고 하는 절기는 이들이 광야 생활을 하던 때를 기억하고 백성 모두가 광야로 나가 일주일동안 천막생활을 합니다. 그들은 거기서 이집트에서 노예 되었던 때, 처음 광야에서 평등하게 함께 나누던 때를 회상하며 야훼신앙의 진수를 체험하는 민족적 대 수련회를 갖는 것입니다.

광야에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체험은 엄격한 평등공동체의 훈련이었습니다. 그들은 광야생활을 통하여 철저하게 나눠먹는 법, 함께 사는 훈련을 하였습니다. 그들의 노예근성을 뿌리 뽑고 이 나누는 간단한 훈련을 하는데 40년이 걸렸던 거죠. 직선거리로만 따지면 한 달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길이었지만 그래도 출애굽한 세대 중에는 여호수아와 갈렙 외에는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광야는 길에 있으나 또한 우리들의 준비된 마음속에 있고, 우리들의 믿음 속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출애굽 또한 하나님 창조의 연장선상 에 있었던 것입니다. 공평한 세상을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에덴동산]의 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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