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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09】로또복권 1등
운동을 하기 위해 강가로 나갈 때는 항상 동네에 하나 있는 로또방 앞을 지나갑니다. 어느 날 비닐커버 안에 두 장 들어있는 로또 복권을 주웠습니다. 아마도 복권을 사 가지고 나오다가 누가 흘린 것 같습니다. 보니 아직 추첨날짜가 지나지 않은 복권이라 "우와, 이거 완전 '로또'다"
복권을 뒷주머니에 쑤셔 넣고 운동하는 내내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는 온갖 상상과 망상에 빠져 혼자서 미친놈처럼 히죽거리며 걸었습니다.
만약 30억원에 당첨되면 요걸 2천5백만원씩 120개로 쪼갠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노인요양원 120군데를 아주 낡고 허름한 옷을 입고 찾아간다. 그리고 노숙자처럼 보이는 나를 '돈'이 없는 사람처럼 귀찮게 막 취급하면 그냥 살짝 나오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대하면 주머니에서 2천5백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주고 나온다.
아니면, 500만원짜리 봉투 600개를 만들어 가지고 전국의 상가교회나 개척교회를 찾아다니며 문이 열려있는 교회에는 들어가 봉투를 하나씩 헌금함에 넣고 나오고, 문이 잠겨져 있는 교회는 그냥 온다. 목회자를 만났을 때 교회마다 다니며 구걸하는 사람 취급을 하면 그냥 나오고 물이라도 한잔 주면 나도 봉투를 하나 드리고 온다....
벌 오만 잡스러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것이 참으로 로또라는 것이 요망스러운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허황된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돌아오는 길에 주웠던 그 자리에 그냥 살그머니 내려놓고 왔습니다.
1주일 후에, 다시 로또방 앞을 지나 운동을 가는데 못 보던 것이 길가에 서 있었습니다. 지난 주 로또 1등 당첨된 곳이라는 커다란 바람기둥이 서 있네요. 으악! 그럼 혹시???????????????????????? ⓒ최용우 201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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