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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기도39]
호박 심는 농부
빈 밭에
호박 모종을 심는 늙은 농부
허리는 꼬부라지고
눈은 어두워
심은 곳에 또 모종을 꽂네
빈 밭을
그냥 놀릴 수 없어
한나절은 올라왔을 늙은 농부
저 심은 호박을
따 드실수나 있을까?
그거야
사람이 먹든 짐승이 먹든
빈 밭을 두고는 죽지도 못하는
그것이 늙은 농부의
빈 마음 아니것나
ⓒ최용우 2012.7.4 일출봉 96번째
정수장 너머 빈 밭에 허리가 완전 기억자로 꼬부라진 할머니 한 분이
힘겹게 여기저기 구덩이를 파고 호박모종을 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평생을 저 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신 분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늙어 기력이 없어 밭에까지 올라오는 것도 힘들어보이는군요.
농사를 짓지 못하고 비워놓은 밭이 눈앞에 어른어른하여 참다못해
저렇게 호박모종 사들고 올라오셨을 것입니다.
월간 꿈토리 2013.1월호 권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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