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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05】괴화산 오르다
금강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전월산이 있고 남쪽에는 괴화산이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전월산과 괴화산은 전설이 무척 많은 산입니다. 전월산은 두 번 올라갔는데 괴화산은 전에 '햇볕같은집' 꾸미느라 황토 파러 산 중턱까지밖에 못 가본 것 같아서 불현 듯 집을 나섰지요.
금강둑을 따라 가다가 반곡리로 들어서니 전에는 200가구가 넘게 살았던 동네인데 세종시를 건설하면서 다 이사가고 집터만 휑하니 남아있었습니다. 구글 지도에는 아직도 마을에 교회며 농협창고 마을회관이 그대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니 아직 이사를 가지 않은 두 집이 있었는데 수도가 끊겨 지하수를 받아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전기가 끊기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 것 같았습니다. 괴화산이 있는 지역은 대학교나 연구소가 들어설 곳입니다. 산을 상당히 많이 깎아내어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느라 포크레인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었고, 산의 정상은 이미 올라갈 수 없을 만큼 독풀과 넝쿨이 자라있었습니다.
GPS로 정상이 70미터 남은 지점까지 올라가다가 길이 막혀있어 더 이상 올라가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돌아 내려왔습니다. 집에 오니 왕복 17km를 걸었네요. ⓒ최용우 2012.7.19
------------- 연기군홈페이지에서 옮겨온 글
연기군 금남면 석교리 뒷산을 괴화산이라 부르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내려온다.
아주 먼 옛날 오랑캐들이 쳐들어왔다. 오랑캐들은 닥치는 대로 불지르고 약탈하는가 하면, 부녀자들을 잡아가고 어린아이와 노인들까지 잡아가는 잔인함을 보였다. 오랑캐들은 금강을 타고 올라오다 이곳 괴화산에 진을 쳤다. 그때 강 건너 전월산에서는 우리나라 병사들이 진을 치고 전투를 벌였다.
괴화산 밑에 사는 주민들은 오랑캐가 쳐들어와 꼼짝달싹 못하고 제각기 다락이나 깊숙한 곳에 숨어서 동태를 살피었다. 어떤 이들은 마을을 떠나는 이도 있었고, 주민들의 불안은 여간 큰 것이 아니었다. 산 위에 진을 치고 있던 오랑캐들은 총공격을 하기 위해 무기를 점검하고 날이 밝으면 강 건너에 화살을 쏘면서 강을 건너는 작전을 구사하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오랑캐들은 깜짝 놀랐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성했던 화살과 무기들을 괴화산 짐승들이 쪼아서 모두 못쓰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제 무기가 없는 오랑캐들은 꼼짝달싹 하지 못했다. 그때 아군이 화살을 비 오듯 쏘니, 적군은 모두 사살 당하고 불과 몇 명만이 살아서 도망쳤다.
동네 사람들은 아군이 승리하자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승리를 축하했으며, 누군가 “우리 괴화산 짐승들이 아니었으면, 이번 승리도 없었을 것이니 보답을 하여야 해.”라고 하자 모두 옳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음식을 장만하여 마을 주민이 절을 한 다음 산 곳곳에 뿌려 놓았다.
그때부터 괴화산 아래 석교리, 반곡리, 석삼리, 길제, 봉기 등에서는 해마다 음력 10월 1일을 기해 비린 음식을 먹지 않고 살생을 하지 않으며, 괴화산에 올라 산제를 지내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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