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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56】소름이 끼치는 콘서트
친구 목사님 부부와 함께 '신이 내린 천상의 목소리'라는 정세훈 미니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남자인데 여성 소프라노의 목소리를 내는 가수를 팝페라 가수라 하며 그런 기법을 '카스트라토'라 한답니다. 변성기 이전에 남성호르몬이 나오지 못하도록 남성성을 거세시켜 어른이 되어도 변성기 이전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카스트라토'라 하고, 거세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변성기 이전의 미성이 가능한 경우를 '카운터테너'라고 하는데 정세훈은 '카운터테너'입니다.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거세를 안 했다는 것을 이야기해야하는 게 좀 곤혹 스럽겠네요^^)
옛날 궁궐에서 남자를 거세시켜 남자도 여자도 아닌 '내시'를 만들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내시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안 되지요. 남자인데 여자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면서 정말 온 몸에 쭈뼛쭈뼛 소름이 돋았습니다. 어휴...
아침마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으면 어디선가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옵니다. 5살이 안된 여자 아이 같은데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소리를 지르네요.(아마 정신지체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돌고래 초음파 수준을 넘어서 날카로운 칼날 두개를 서로 마찰시켜서 나는 것 같은 찌지직거리는 정말로 듣기 괴로운 소리입니다. 그렇게 아침마다 소름끼치는 소리를 듣고 삽니다.ㅠㅠ
정세훈씨의 소리는 소름이 돋기는 한데 굉장히 부드럽고 환상적인 소리라서 귀를 막지는 않았습니다. 조금만 절제하지 않으면 기계소리가 되어버릴 것 같은 소리를 절묘하게 조절하여 귀에 거슬리지 않는 음역대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과연 고수는 고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용우 201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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