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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어머니와 산다

이주연 목사............... 조회 수 1766 추천 수 0 2012.09.04 21:14:55
.........

 

시어머니와 산다고 하면 반응이 셋으로 나뉜다.

면구스럽게도 "착한 며누리네." 가 단연 으뜸이다.


두 번째는 "진짜? 너 용감하다." 식의

까칠한 반응이다.


세번째 반응이 가장 재미있고 뜨끔하다.

"복 받았네!"


요즘 시어머니 모시고 살겠다는 며느리 없듯,

손자 키워주겠다는 시부모도 찾아보기 힘들다.


두 아이를 데리고

1년간 스웨덴으로 해외 연수를 떠날 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일과 가정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한국의 현실을 벗어나,

복지 선진국에서 살게 된 기쁨이 큰 탓이었다.


그런데 6개월 만에 생각지 못한 그리움에 빠져 들었다.

아이들 뒷바라지 하며 학업 생활을 병행하다

완전히 녹초가 된 것이다.


천장이 뱅뱅 돌고, 먹는 것 마다 토해 냈다.

몸무게도 순식간에 7 킬로그램이나 빠졌다.


시어머니가 해 주시던, 바글바글 끓인 강된장에

밥 한 공기 비벼 먹으면 금새 일어날 것 같았다.


스톡홀름 아파트 문 밖에

시어머니가 서 계신 꿈도 꿨다.


사정을 들은 시어머니는 "내가 날아가랴?

우짜꼬, 우리 새끼들, 내 메누리를." 하며

울음을 터뜨리실 태세였다.


전화를 끊고 "어머니, 아이고 아파라." 하면서 통곡했다.

살림에 젬벵인 며누리에게

허구한 날 잔소리를 늘어놓으셔서

언제고 벗어나고 싶던 시어머니 품이었다.


헌데 그 품이 그리울 줄 누가 알았던가.

그것은 시어머니 몫이던 살림,

말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일' 의 소중함,

그 숭고한 가치를 타국에서 간절히 깨달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어리석게도 그제야, 10년 넘도록

집안 살림을 도맡아 주신 어머니의 손길이

얼마나 고단하고 큰 희생을 요구했던 것인지 깨달았다.


<서신 가족이신 김인숙 님께서 보내 주신 것입니다.

출처-김윤덕 님의 '나는 시어머니와 산다'

좋은생각 2011 9월 호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오늘 하루 종이컵을 쓰지 마십시오.
아름다운 행성에
작은 나무 한 그루 심은 셈입니다. <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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