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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강수목원에서)
【쑥티일기205】참 특별한 날이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저는 다른 날과 다름없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아내를 회사까지 출근시켜주고 집에 와서 아침으로 똥 잘 나오라고 요구르트 하나에 밥 반공기를 먹었습니다.
하루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기도하고(기도하다가 졸기도 하고) 햇볕같은이야기를 낑낑대며 편집하여 홈페이지에 업그레이드 하고, 이메일 확인하고, 책 신청 받은 것 작업하여 발송하고, 양파 반쪽과 사과 반쪽을 갈아서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오늘은 살이 얼마나 빠졌나 저울에 달아보기도 하고(제가 빨리 살이 빠져 몸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져야 지구가 도는데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우체국 다녀 오면서 동네 한바퀴 삥 돌아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조금 노닥거리다가 다시 들어와 책상에 앉아 주보자료 편집을 이어갑니다.
아내가 퇴근하여 맛있는 저녁을 해주어서 할렐루야~ 넬라환타치아~ 를 부르며 맛나게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에서 '세상에 이런일이'를 보면서 아내의 팔, 다리, 어께, 종아리, 엉댕이를 막 주물러주고(마사지라니깐요)
그리고 일기를 쓴다고 책상에 앉았는데,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그그제도, 그그그제도.. 그냥 날마다 사는 일상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뭘 쓸까 한참 고민하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무슨 일이 있어 분주하고 복잡한 날만 특별한 날이 아니라 이렇게 아무 일도 없는 날이 더 특별한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얼마나 좋은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난 이 특별한날이... ⓒ최용우 201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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