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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최용우(크레파스)
11월 7일 오늘은 겨울의 길목인 입동(立冬)입니다. 들판은 텅 비었고, 나무들은 낙엽을 부지런히 떨구고 있습니다.
잘 보세요. 꼿꼿하게 서 있는 11월의 1자 두 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서늘하여 몸이 움추러 들지 않나요?
1만년을 이 땅에서 유구하게 살아온 한국인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김남주 시인은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 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하고 시를 썼습니다. 가을에 빠알간 감이 주렁주얼 열린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 다 따지 않고 까치의 겨울 양식으로 '까치밥'을 남겨두었었지요. (햇볕같은이야기 홈페이지를 상징하는 것도 바로 '까치밥' 입니다.) 까치밥을 남기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며 그것은 마음의 여유입니다. 세상이 추워질수록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지금 사람들은 김장을 인터넷으로 하지만, 우리동네는 아직도 입동 지나면 여기저기 마당가 샘터에서 배추를 다듬고 절이고 버무리며 김장을 합니다. 사시사철 김치를 담글 수 있지만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은 김치는 '김장김치'가 맛있다는 것입니다. 입동 그림으로 김장김치독을 그려봤습니다.ⓒ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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