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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blog.daum.net/yhwhroi/16886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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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불교의 법화경을 인용하셨는가?
임헌준(예은교회 목사, Ph.D)
1987년도에 종교문제연구소에서 펴낸 『법화경과 예수』 (서울: 춘추각, 1987)라는 책에 민희식 씨와 조병선 씨의 다음과 같은 대담이 나온다.(p. 21)
조 : 그런데, 예수님은 인도에서 불교를 공부하실 때 불경(佛經)은 어디까지 읽으셨는가요?
민 : 권대승경(權大乘經)을 통달하신 다음 실대승경(實大乘經)인 법화경(法華經)까지 공부했습니다. (중략)
그래서 그런지 신약성서에 법화경을 인용한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조 : (전략) 예수님께서는 내증(內證)으로는 법화경을 숭배하며 인용 까지 하면서, 외용(外用)으로는 마치 스스로
새로운 진실이라도 깨달은 양 그 명칭만을 달리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탄(悲嘆)한 일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의 법문(法門)을 훔쳐다 자종 (自宗)의 극리(極理)로 삼는다는 것은 비유컨대, 나그네가 주인을
살해(殺害)하고 주인행세를 하는 비유와 다를 바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대담의 내용은 근거가 있는 것인가? 정말로 예수님께서 법화경을 공부하셨을 가능성이 있는가? 이 문제의 답은 법화경의 편찬 연대를 살펴보면 쉽게 해결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수님 당시는 법화경이 아직 편찬되지도 않은 시기이며, 위 대담의 내용은 전혀 터무니없는 것이다.
법화경은 반야경, 화엄경과 함께 대승불교의 중요한 경전 가운데 하나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대승불교 운동은 부파불교(部派佛敎) 시대 말기, 즉 B.C. 1세기 무렵부터 인도 사회에서 출현하여 2-3세기 동안 활발히 전개되었다. 그 과정에서 대승불교 경전들이 편찬되었으며, 법화경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대부분의 불교학자들은 법화경의 최종적인 성립 연대를 A.D. 2세기 후반으로 본다. 즉 B.C. 50년경부터 법화경의 일부가 성립되기 시작하여 A.D. 150년 이후, 곧 2세기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현재와 같은 형태의 법화경이 성립되었다는 것이다.[법화경 각 부분의 구체적인 성립 연대에 관한 것은 다음을 참조하라. 布施浩岳, 『法華經成立史』(大同出版社, 1934); 本田義英, 『法華經論』(弘文堂書房, 1944); 紀野一義, 『法華經の 探究』(平樂寺書店, 1962); 金倉圓照 編, 『法華經の 成立と 展開』(平樂寺書店, 1970).]
서경수는 원시 법화경의 원전 성립 연대를 A.D. 100년에서 150년 사이로, 정법화경의 원전 성립 연대를 A.D. 200년 전후로 본다.[서경수, 『불교철학의 한국적 전개』(불광출판사, 1990), pp. 133-34.]
이처럼 법화경이 A.D. 2세기 후반에야 성립되었다는 것은 기독교인의 주장이 아니고, 불교학자들의 연구 결과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이전의 시기인 1세기 초반은 법화경이 아직 편찬되지도 않은 시기이다. 법화경이 최종적으로 성립된 2세기 후반은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보다는 100여 년이 지난 뒤이고, 복음서 편집도 이미 끝난 다음이다. 다시 말해서 법화경은 예수님 시대보다는 물론이고 복음서보다도 한참 뒤에 나온 책이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모르는 혹자가 예수님께서 인도 지역에서 법화경을 공부하였으며, 신약성경에 법화경을 인용한 점이 너무나 많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법화경이 고타마 싯다르타의 가르침을 편찬한 것이고, 고타마 싯다르타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시기 500년 이상 앞에 살았으니까 예수님 당시에 당연히 법화경이 존재했었다고 착각하고, 법화경과 신약성경의 비슷한 부분을 법화경에서 배워간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의 출전
임헌준, 『아는만큼 보인다』(서울: 쿰란출판사, 2005), pp. 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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