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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blog.daum.net/yhwhroi/16886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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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계명과 불교의 계율
임헌준(예은교회 목사, Ph.D)
1. 시작하는 말
성경과 불경에서는 각기 신자들이 지켜야 하는 많은 법규정들을 제시하고 있다. 성경에서는 십계명(十誡命)을 비롯하여 많은 율법 조항들을 제시하고 있고, 불경에서는 십중계(十重戒)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계율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규정들은 윤리 도덕의 기초이며, 나아가 그 종교에서 추구하는 이상세계로 신자들의 삶을 인도하는 등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먼저 성경에 나타난 규례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십계명에 대해 살펴보고, 이어서 불교의 중요한 계율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성경과 불경에서 제시하고 있는 법규정들의 큰 흐름을 간략하게나마 볼 수 있을 것이다.
2. 기독교의 십계명
(1) 십계명 개요
십계명(十誡命)은 신구약성경의 핵심사상을 집약하고 있는 기독교의 대강령으로서 출애굽기 20:2-17과 신명기 5:6-21 두 곳에 기록되어 있다. 출애굽기 20:2-17은 모세가 시내 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시내 산 계시 속에 포함되어 있고, 신명기 5:6-21은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광야 40년을 회고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설교하는 문맥 속에 들어와 있다. 그러므로 신명기 5장의 십계명은 출애굽기 20장에 있는 십계명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십계명은 20여 군데에서 작은 차이들을 보인다. 특히 안식일 계명을 제정한 근거가 많이 다르다. 출애굽기 20:11에서는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기 때문이라고 안식일 제정의 이유를 말하고 있는 반면에, 신명기 5:15에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켰으므로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하고 있다.
(2) 십계명의 분류
십계명을 일반적으로 크게 두 부분, 즉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계명’(對神關係 계명)과 ‘인간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계명’(對人關係 계명)으로 나눈다. 전통적으로 교회에서는 제1-4계명을 전자에, 제5-10계명을 후자에 소속시키어 왔다. 많은 학자들이 이 분류 방식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제1-3계명을 대신관계 계명으로, 제6-10계명을 대인관계 계명으로 파악하고, 제4계명(“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혹은 제5계명(“네 부모를 공경하라”)을 십계명의 전반부(대신관계 계명)와 후반부(대인관계 계명)를 연결시키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임태수, 월터 카이저, 밀러 등은 제1-3계명을 대신관계 계명으로, 제5-10계명을 대인관계 계명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제4계명인 안식일 계명은 전반부(제1-3계명)와 후반부(제5-10계명)을 다리 놓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이들은 제4계명에 ‘하나님께 예배’와 함께 ‘인간의 노동으로부터의 휴식’의 측면이 담겨져 있다고 이해한다.
한편 차일즈, 크레이기, 사르나, 크리스텐슨, 카수토, 머릴 등은 제1-4계명을 대신관계 계명으로, 제6-10계명을 대인관계 계명으로 파악하고, 제5계명(“네 부모를 공경하라”)은 전반부와 후반부를 연결시키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이들은 제5계명에 ‘부모에 대한 공경’과 함께 ‘창조주 하나님을 공경하라’는 정신이 담겨져 있다고 이해한다.
필자는 이 양자를 종합하여 제1-3계명을 대신관계 계명으로, 제6-10계명을 대인관계 계명으로 분류하고, 제4계명과 5계명은 대신관계와 대인관계 양 측면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해석을 받아들여 십계명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연결시키는 교량 역할을 하는 계명으로 분류하기를 제안한다.
(3) 십계명의 내용
십계명의 열 가지 조항은 다음과 같다.
①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②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③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④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⑤ 네 부모를 공경하라.
⑥ 살인하지 말라.
⑦ 간음하지 말라.
⑧ 도둑질하지 말라.
⑨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이 열 가지 계명을 크게 ‘하나님 공경’과 ‘이웃 사랑’,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곧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5)는 계명과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레 19:18)는 계명이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계명 중에 어느 계명이 크냐고 묻는 율법교사에게 이 두 계명으로 대답하셨다(마 22:34-40; 막 12:28-34). 그리고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마 22:40)이며,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다”(막 12:31)고 천명하셨다.
3. 불교의 계율들
불교 경전에서 제시되고 있는 계율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오계(五戒), 팔계(八戒), 십중계(十重戒),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와와 특별히 수행자들에게 주어지는 사미/사미니 십계, 비구 250계, 비구니 348계 등이 있다.
(1) 오계(五戒)
오계는 불교신자들이 지켜야 하는 다섯 가지의 기본적인 계율로서 우바새 오계상경(優婆塞 五戒相經)에 기록되어 있다. 오계는 다음과 같다.
① 불살생(不殺生) : 살생을 하지 말라.
② 불투도(不偸盜) : 도둑질하지 말라.
③ 불사음(不邪淫) : 음행하지 말라.
④ 불망어(不妄語) : 거짓말을 하지 말라.
⑤ 불음주(不飮酒) : 술을 마시지 말라.
(2) 팔계(八戒)
팔계는 팔재계(八齋戒), 팔관재계(八關齋戒) 등으로도 불리며 불설제경(佛說齋經)에 기록되어 있다. 팔계는 시대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계의 다섯 항목에 다음과 같은 세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6) 몸에 패물을 달거나 화장하지 말며 노래하고 춤추지 말라. (7) 높고 넓은 큰 평상에 앉지 말라. (8) 때가 아닌 때에 먹지 말라.
(3) 십중계(十重戒)
십중계는 십중대계(十重大戒), 십중금계(十重禁戒) 등으로도 불리며, 사십팔경계와 함께 범망보살계경(梵網菩薩戒經)에 기록되어 있다. 십중계는 오계의 앞에 위치한 네 항목에 다음과 같은 여섯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⑤ 술을 팔지 말라.
⑥ 사부대중(四部大衆)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⑦ 스스로를 높이거나 다른 사람을 헐뜯지 말라.
⑧ 자기 것을 아끼려고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
⑨ 성내거나 원한을 품지 말라.
삼보(三寶)를 비방하지 말라.
(4)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
사십팔경계는 스승과 벗을 공경하라, 술을 마시지 말라, 고기를 먹지 말라, 신채(辛菜 : 마늘, 부추, 파, 달래와 같이 냄새나는 채소)를 먹지 말라, 계를 범한 사람은 참회시키라, 법사(法師)에게 공양하고 법을 청하라, 설법하는 곳에 찾아가서 들으라 등등 사십팔 가지 계율이다.
십중계가 신자들이 지켜야 하는 열 가지 무거운 죄에 관한 계율이라면, 사십팔경계는 사십팔 가지 가벼운 죄에 관한 계율이다.
십중계와 사십팔경계가 들어 있는 범망보살계경에서는 그 외에 불교 사찰에서 일정한 날에 지은 죄를 참회하여 선을 배양하고 악을 제거하는 의식인 포살(布薩)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범망보살계경을 줄여서 ‘범망경’, ‘보살계본’이라고도 하는데, 일본의 저명한 불교학자인 모지츠키(望月信亨)가 이 경전이 인도에서 편찬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편찬되었다고 주장한 이래 오늘날 대부분의 불교학자들이 이 학설을 받아들이고 있다.
(5) 사미/사미니 십계(沙彌/沙彌尼 十戒)
사미/사미니 십계는 출가하여 예비 승려로서의 수련을 거친 20세 미만의 수행자들에게 주어지는 열 가지 계율이며, 오계의 다섯 항목에 다음과 같은 다섯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⑥ 꽃다발을 사용하거나 향을 바르지 말라.
⑦ 노래하고 춤추거나 악기를 사용하지 말며 가서 구경하지도 말라.
⑧ 높고 넓은 큰 평상에 앉지 말라.
⑨ 때가 아닌 때에 먹지 말라.
금 은 보석을 가지지 말라.
(6) 비구(比丘) 250계, 비구니(比丘尼) 348계
비구 250계는 사미 과정을 거치고 20세가 넘은 비구에게 주어지는 계율이고, 비구니 348계는 사미니 과정을 거치고 20세가 넘은 비구니에게 주어지는 계율이다.
불교 사찰에서 신자 또는 수행자들이 이러한 계율들을 받고 지킬 것을 서약하는 의식을 ‘수계식(受戒式)’이라고 한다. 불교에 입문하여 믿기로 작정한 신자들이 처음 받게 되는 계는 오계이며, 그 후 십중계나 사십팔경계를 받게 된다. 한편, 불교에서는 불법에 대한 믿음과 서원의 표징으로 팔뚝의 일부나 손가락을 불에 태우는데, 이를 ‘연비(燃臂)’라고 한다. 출가 수행자의 경우, 승려가 되는 의식인 ‘득도식(得度式)’ 때 계를 받고 참회와 서원을 하면서 초 심지를 팔뚝에 놓고 불을 붙여 살갗을 태운다. 재가신자의 경우, 오계를 받을 때 연비를 하는데, 오늘날에는 대부분 향불로 따끔하게 지지는 것으로 간략히 행하고 있다.
4. 맺는 말
이상에서 기독교의 십계명과 불교의 계율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는데, 성경에서 제시하고 있는 율법들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계명’과 ‘인간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계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에, 불교 경전에서 제시하고 있는 계율들은 ‘인간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계명’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성경과 불경의 세계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의 빛에서 인간의 삶을 조명한다. 반면에, 불경은 연기(緣起)적 관점에서 현실세계에 초점을 맞추고 인간의 삶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이 글의 출전
임헌준, 『아는 만큼 보인다』(서울: 쿰란출판사, 2005), pp. 15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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