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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된 만남을 위하여

출애굽기 안효관 목사............... 조회 수 2247 추천 수 0 2012.12.12 20: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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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출2:15-22 
설교자 : 안효관 목사 
참고 : 2010.2.20 전주남성교회 http://www.nsc.or.kr/ 

복된 만남을 위하여

 

  여러분, 만약 여러분의 집에 살인용의자가 찾아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를 순수하게 맞아 집안으로 들이시겠습니까? 아니면 쫓아버리시겠습니까?

 

  여기 살인 용의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모세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살인 용의자가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모세는 참 불운한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자기 민족이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고 있었고, 태어난 모든 남자 아이는 죽어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엄청나게 불어나는 인구로 인해 불안함을 느낀 애굽 왕 바로가 모세가 속한 히브리 민족이 남자 아이를 낳으면 모조리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세의 어머니는 모세를 낳은 후 3개월 동안이나 숨겨서 모세를 키우다가, 더 이상 집에서 키울 수가 없게 되자 모세를 갈대 상자에 넣어 나일강에 갖다 놓습니다. 이 때 나일강가로 목욕을 나온 바로왕의 딸 공주가 갈대 상자 안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고는 데려다가 자기 아이로 키우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히브리 민족의 아이인 모세는 애굽의 왕궁에서 왕자로 자라게 됩니다. 

 

  그렇게 40년 동안 애굽 왕궁에서 자란 모세가 어느 날 히브리 사람들이 노예로 사역하고 있는 고센 땅에 찾아갔다가 살인을 저지르고 맙니다. 애굽의 감독관이 자기 동족 히브리 사람을 때리는 것을 보고는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히브리 사람을 때린 애굽의 감독관을 죽이고 만 것입니다. 그 때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그 죽은 애굽 사람을 모래 속에 몰래 숨겨놓았습니다. 

 

  다음 날 모세는 또 다시 히브리 사람들이 사역하는 현장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히브리 사람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잘못해 놓고서는 자기 동족을 때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세는 잘못한 그 사람에게 ‘왜 네가 잘못해 놓고선 형제를 때리느냐?’고 나무랬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모세의 비밀을 폭로하고 맙니다. ‘어제는 네가 애굽 사람을 죽이더니 오늘은 나를 죽일테냐?’ 모세가 어제 애굽 사람을 죽일 때 그는 자세히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애굽 사람을 죽여 모래 속에 시체를 감추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애굽 사람을 죽인 것을 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목격자에 의해서 폭로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모세가 애굽 사람을 죽였다는 소문이 바로 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모세가 사람을 죽였다는 소식을 들은 바로가 모세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당시 애굽은 전제군주 체제였습니다. 이런 제도 하에서 왕이나 왕족은 절대 권력을 가졌습니다. 비록 양자이긴 하지만 모세는 왕자의 신분이었습니다. 왕자가 평범한 사람 하나를 죽인다고 하는 것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는 모세가 사람을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모세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이것은 당시 애굽의 정치적인 상황에서 이해해야 할 문제입니다. 모세가 애굽인을 죽였을 당시, 애굽왕 바로는 투트모스 3세(Thutmose Ⅲ)였습니다. 그는 아버지 투트모스 2세에 이어 왕이 되었는데, 어머니는 왕비가 아니라 이시스라는 궁녀였습니다. 첩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왕비가 아들을 낳지 못하자 첩의 아들인 그가 왕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아버지 투트모스 2세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불과 10살 때에 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투트모스 2세가 일찍 죽자 투트모스 1세의 딸이자 투트모스 2세의 왕비인 핫셉슈트가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이 핫셉슈트가 누구냐면 나일강에서 모세를 건져 왕궁에서 키워준 바로 왕의 딸 - 공주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아들을 낳지 못하자 모세를 양자로 입양시켰습니다. 핫셉슈트가 실권을 갖게 되자 그의 양자인 모세의 지위도 점점 격상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가장 두려운 사람은 투트모스 3세였습니다. 비록 자신이 왕인 바로로 등극은 하였지만, 실권을 갖고 있는 핫셉슈트의 아들 모세가 최대의 정적이 된 것입니다. 그러자 투트모스 3세는 점점 세력이 커져가는 모세를 제거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모세가 애굽 사람을 죽였다는 소식이 들리자 투트모스 3세는 모세가 히브리인임을 강조하면서 민족적 감정을 자극하여 모세를 제거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애굽을 떠나 도망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본문 15절에 보면 “바로가 이 일을 듣고 모세를 죽이고자 하여 찾는지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찾는다’는 말은 간절히 탄원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바로가 모세를 찾기 위해서 얼마나 혈안이 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말입니다. 자신의 정적이었던 모세가 애굽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안 바로는 이번 기회에 모세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나선 것입니다. 아마도 애굽 전역에 현상수배 전단이 붙었을 것입니다.

 

  더 이상 애굽 땅에 자신이 숨을 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 모세는 미디안 광야로 도망을 가게 되었습니다. 15절에 “모세가 바로의 낯을 피하여 미디안 땅에 머물었다”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아마도 한 곳에 정착하여 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비록 미디안 광야는 바로가 살고 있는 애굽의 왕궁과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언제 애굽의 특수정보요원이 자신을 위치를 알아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방황하며 지내던 모세가 어느 날 한 우물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 미디안의 제사장인 르우엘의 딸들이 양떼를 이끌고 모세가 앉아 있던 우물을 찾아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양떼를 치는 목동 그러면 우리는 남자 목동을 연상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르우엘의 딸 7명이 목동으로 등장합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양떼를 치는 목동은 대부분이 남자들입니다. 그런데 우기가 되어 광야에 풀들이 제법 많이 자라게 되면 목동들을 양떼를 멀리 데리고 가지 않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도 양떼를 먹일 풀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에는 여자들도 양떼를 이끌고 다니며 풀을 뜯게 합니다. 그러다가 집 주변에 양떼를 먹일 풀이 없어지면, 이번에는 남자들이 양떼를 이끌고 먼 곳까지 가서 양떼에게 풀을 먹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여자들이 목동 일을 하지 않습니다. 며칠씩 들판에서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양떼를 데리고 나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밤에 들판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될만큼 집 주변에 풀이 많을 경우에는 여자들도 양떼를 이끌고 가서 풀을 먹이고는 당일에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오늘 본문에 르우엘의 7명의 딸들이 아버지의 양떼를 먹이고 있었다는 것은 가까운 곳에 르우엘의 집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르우엘의 딸들이 양떼에게 물을 먹이려 할 때에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17절에 보면 “목자들이 와서 그들을 쫓는지라.”라고 말씀합니다. 여기 ‘쫓는다’는 말은 괴롭힌다는 말입니다. 여자 7명이서 양떼를 끌고다니며 풀을 먹이고 물을 마시고 있으니까, 남자 목동들이 여자들을 괴롭게 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차례로 우물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여자라고 깔보면서 늦게 온 주제에 자기들이 먼저 우물물을 사용하겠다고 소리치고, 심지어 르우엘의 딸들이 먼저 와서 길어놓은 물을 빼앗아가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의협심이 강한 모세가 그냥 가만 있지 못했습니다. 본문 17절에 “모세가 일어나”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 ‘일어났다’는 말은 벌떡 일어났다는 말입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는 뜻입니다. 남자 목동들이 여자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자 모세가 의분에 차서 벌떡 일어나서 도와주었다는 말씀입니다.

 

  모세는 애굽 왕궁에서 무예를 배운 사람입니다. 모세가 40년 동안 애굽 왕궁에서 공주의 양자로 애굽 왕실 교육을 받았습니다. 왕실 교육 가운데 하나가 무예입니다. 고대에는 왕이나 장군이 부하들보다 무예가 뛰어나지 않으면 지도력을 발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무예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랬기에 애굽 사람을 죽일 때에도 단번에 죽였습니다. 모세가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애굽의 현장감독을 쉽게 죽일 수 있었던 것은 왕궁에서 배운 무예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본문 17절에서 여자들을 괴롭히던 여러 명의 목동들을 단숨에 제압하고 여자들을 도와줄 수 있었던 것도 왕궁에서 배운 무예 때문이었습니다.

 

  성경에서 보여준 모세의 무예실력이 처음 보여진 것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보여준 모세의 무예실력은 힘없는 여인들을 돕는 것이었습니다. 일곱 명의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여자들을 돕는 바로 이 사건으로부터 모세의 아름다운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양떼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서 우물을 찾아온 7명의 여인들 - 모세는 그들을 알지 못합니다. 누구인지 모릅니다. 자신은 그냥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입니다. 여인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그 상황을 모른 척하고 지나가도 됩니다. 어쩌면 괜히 참견했다가 어떤 어려움을 당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모세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광경에 눈을 감을 수도 없었고, 자신의 눈앞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여인들을 모른 척할 수도 없었습니다. 나와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무관심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아름다운 만남의 첫걸음입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i, 1828-1910)가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내가 대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금이라는 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종종 잊고 삽니다. 아무리 미래가 밝고 꿈이 아름답다 하더라도 오늘이라는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가 기대하는 내일은 결코 우리에게 오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하면서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합니다.

 

  한 때 국민가요라고 불리던 노사연 씨의 ‘만남’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건 우리의 바램이었어.”라고 시작되는 노래입니다. 그 노래가 국민가요라고 불리게 된 것은 강렬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그 가사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어쩌다 한 번 만나고 지나가면 잊어버릴 그런 만남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노래 하나로 만남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우쳐주었습니다.

 

  사람은 만남에서 사람다움이 시작됩니다. 홀로 있을 때에는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만남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좋은 만남을 가져야 좋은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만남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좋은 만남이란 어떤 만남일까? 좋은 만남은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만남이 아닙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만남이 좋은 만남이요, 아름다운 만남이요, 축복된 만남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MS)사를 세워 세계적인 갑부가 된 빌 게이츠(William Henry Gates Ⅲ, 1955-)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게는 스티브가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 그가 있었기에 나는 기술적인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빌 게이츠가 말한 스티브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 초기에 영업의 일인자로 불린 스티브 발머(Steve Anthony Ballmer, 1956-)를 가리킵니다. 빌 게이츠는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천재성을 발휘했지만, 영업에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그가 영업의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했을 때 대학시절 알고 지냈던 스티브의 얼굴을 떠올렸고, 곧바로 스티브를 찾아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반석 위해 올려놓았습니다. 스티브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고경영자였습니다.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서게 된 것은 기술개발에 탁월한 재능을 가졌던 빌 게이츠가 영업에 천재성을 가진 스티브 발머를 만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람은 서로가 잘 만나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를 잘 만나야 하고, 학생은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직원을 잘 만나야하고, 환자는 의사를 잘 만나야 합니다. 그러나 그 반대도 역시 같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잘 만나야 하는 것처럼, 아내 역시 남편을 잘 만나야 합니다. 학생이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하는 것처럼 선생님도 좋은 학생을 만나야 합니다. 이번 동계 올림픽 때 김연아 선수가 세계 최고기록으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브라이언 오셔(Brian Orser)라는 코치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브라이언 오셔 역시 김연아라는 좋은 선수를 만났기 때문에 자신은 선수시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자신이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서로를 잘 만나야 합니다. 나는 너를 잘 만나야 하고, 너는 나를 잘 만나야 합니다.

 

  이 말을 다르게 표현한다면 내가 너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면 너와 나는 좋은 만남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그에게 복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면 나와 그는 복된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된 만남을 갖기를 소망합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대하고 소망한 것처럼 복된 만남, 좋은 만남이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만남을 기다리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이 나에게 찾아와주기를 기다립니다. 나에게 복을 나눠줄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니 기대했던 복된 만남, 좋은 만남을 갖지 못합니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복된 사람으로 그에게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나를 통해서 그가 복을 받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가 나를 통해서 복을 받게 되고, 나 또한 그를 통해서 복된 만남을 갖게 됩니다.

 

  모세가 르우엘의 딸들에게 은혜를 베풀었습니다. 모세의 도움으로 양떼에게 물을 먹인 딸들에게 집에 일찍 들어오자 아버지가 묻습니다. “어떻게 일을 이렇게 빨리 마칠 수가 있었느냐?” 그러자 딸들이 모세가 자기들을 도와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자 르우엘이 ‘왜 그 사람을 모셔오지 않았느냐?’고 나무랩니다. 그리고는 급히 모세를 찾아 자기 집으로 데려옵니다. 은혜에 감사하며 모세에게 음식을 잘 대접한 후, 떠돌이임을 알게 된 르우엘은 모세에게 ‘우리 집에 머물라’고 요청합니다. 그렇게 해서 모세는 르우엘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르우엘의 집에 머물게 된 모세는 르우엘의 딸 가운데 하나인 십보라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미게 됩니다.

 

  이 르우엘이 나중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광야 생활할 때 모세를 찾아온 이드로라는 사람입니다. 이드로가 모세를 찾아온 이야기가 출애굽기 18장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루는 이드로가 가만히 보니까 모세가 하루 종일 문제를 가지고 온 백성들을 재판하고 있었습니다. 모세에게 재판을 받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모세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재판을 했습니다. 

 

  지혜로운 이드로는 ‘이것은 참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세에게 제안을 합니다. ‘네가 혼자서 문제를 다 해결하려고 하지 말아라. 너 이러다가 기진하여 쓰러지고 만다. 백성 가운데 지혜로운 사람을 세워 백성들을 재판하게 해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제도가 십부장, 오십부장, 백부장, 천부장 제도입니다. 작은 일은 십부장이 해결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오십부장이 판결합니다. 오십부장으로도 해결이 안 되면 백부장이, 백부장이 해결하지 못하면 천부장이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재판제도의 효시입니다.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 헌법재판소.

 

  이런 이드로의 제안으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잘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드로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이드로가 말한 것처럼, 모세는 “필경 기력이 쇠하여”(출 18:18) 쓰러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생활을 인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모세가 먼저 이드로(르우엘)의 딸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들 사이에 복된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모세는 그 집에 머물게 되었고, 그의 딸을 아내로 맞아 가정을 꾸미게 되었습니다. 또 나중에(40년 후에) 모세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었을 때 이드로로부터 지혜를 배워 백성들을 잘 인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드로에게 모세는 복된 사람이었습니다. 이드로 역시 모세에게 복된 사람이었습니다. 이것이 아름다운 만남이고 복된 만남입니다.

 

 이제 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에게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들이 좋은 만남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좋은 선생님 만나게 해 주시고, 좋은 친구들 만나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부모님들은 꼭 그런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만남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기도를 좀 다르게 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복된 사람이 되어 우리 아이를 만나는 사람이 우리 아이를 통해서 복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어서 우리 아이를 통해 하나님의 복이 많은 사람에게 나눠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이 우리 아이를 통해 복을 받아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공부도 잘 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좋은 대학 가고 출세하기 위해서 공부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 잘 못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아이가 되도록, 또 공부 열심히 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좋은 만남을 가져야 우리 인생이 행복합니다. 만남의 축복을 달라고 우리도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서 나를 만나는 사람이 복을 받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좋은 이웃 만나도록 기도하기보다는 내가 좋은 이웃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내가 좋은 이웃, 복된 사람이 되면 나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너는 복이 된다”(창 12:2)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복덩이가 된 아브라함을 통해서 세상 모든 사람이 복을 받도록 말입니다.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 12:3) 아브라함에게 주신 하나님의 엄청난 복의 약속입니다. 

 

  서울 소망교회에 정문술 집사님이란 분이 계십니다. 미래산업 회장이셨던 정문술 회장이라고 하면 생각나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그분이 10여년 전인 지난 2001년에 KAIST에 300억을 기증해서 세간에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이 3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KAIST에 기증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의 사업이 아주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힘들어 하고 있었을 때 어떤 사람이 그 회사를 찾아왔습니다. 그에게 어렵다고 도와달라고 부탁을 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어렵다고 말해 본 적도 없는데 그가 찾아와서 첨단기술을 전수해 주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회사는 다시 일어서게 되었고, 많은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그가 바로 KAIST의 이광형 교수였습니다. 정문술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고마음은 한 평생 내가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300억을 기증했다는 것입니다. 

 

  이광형 교수에게 ‘당신은 어째서 그 회사를 찾아가서 그 좋은 기술을 무료로 전수해 주었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국가가 저를 선진국 유학을 시켜주었고, 과학기술인이 되게 해 주었습니다. 어떻게든 사회에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내가 먼저 베풀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 갑절로 우리에게 되돌려 주십니다. 복 받기만을 바라는 사람보다는 복을 나누는 사람이 더 복된 사람입니다. 복을 받기 위해서 복된 만남을 기대하는 사람보다, 복을 나누어주기 위해서 복된 만남을 꿈꾸는 사람이 더 복된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미 복덩이들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가슴 가슴에 하늘의 복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 복을 나누어야 합니다. 내가 받은 그 복을 나누기 위해서 복된 만남을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아동문학가 정채봉 씨가 쓴 ‘만남’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와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와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만남을 원하십니까? 힘든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계십니까? 우리 아이들이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니까? 좀 바꿔 기도하십시다. 복을 받기 위한 복된 만남이 아니라, 내가 복된 사람이 되어 내가 받은 복을 나눠주기 위해 복된 만남을 달라고 기도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복된 만남을 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우리 아이가 복덩이가 되어서 우리 아이를 만나는 사람이 내 아이를 통해서 복을 받게 해 달라고 기도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좀 더 성숙한 신앙인의 기도 말입니다.

 

<2010년 2월 21일 주일낮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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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7 창세기 제단 쌓는 가정 창13:14-18  한태완 목사  2012-12-13 2436
7806 마태복음 맛을 잃은 소금 같은 우리 한국교회 마5:13-16  김동호 목사  2012-12-13 1843
7805 마태복음 하나님이 주인이신 교회 마16:13-20  김동호 목사  2012-12-13 2195
7804 시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시23:1-6  김동호 목사  2012-12-13 2752
7803 히브리서 보이지 않는 성전을 건축하는 교회 히11:1-4  김동호 목사  2012-12-13 1968
7802 고린도전 사랑한다면 고전13:1-7  김동호 목사  2012-12-13 1707
7801 창세기 하나님과의 동행 창5:24  김동호 목사  2012-12-13 1878
7800 이사야 인카네이션 사11:6-9  김동호 목사  2012-12-13 2332
7799 누가복음 섬기는 교회 눅10:25-37  김동호 목사  2012-12-13 3076
7798 빌립보서 예수의 마음으로 빌2:1-11  김동호 목사  2012-12-13 2286
7797 마태복음 은사(恩事) 마25:14-30  황성현 목사  2012-12-13 2060
7796 창세기 갈대아 우르를 떠나라 [2] 창12:1-3  김경형 목사  2012-12-13 3213
7795 창세기 나는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창12:1-3  김경형 목사  2012-12-13 2092
7794 마태복음 그물리라에 빛을 마5:14-16  김동호 목사  2012-12-12 1665
7793 창세기 땅을 정복하라 창1:26-28  김동호 목사  2012-12-12 2349
7792 베드로전 믿음과 하나님의 능력 벧전1:1-5  김동호 목사  2012-12-12 2192
7791 데살로전 칭찬과 격려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살전5:14-15  김동호 목사  2012-12-12 1746
» 출애굽기 복된 만남을 위하여 출2:15-22  안효관 목사  2012-12-12 2247
7789 출애굽기 무언가를 준비하시는 하나님 출2:23-25  김종순 목사  2012-12-12 1950
7788 출애굽기 구원자 모세를 예비하심 출2:1-25  김강호 목사  2012-12-1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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