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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출애굽기 연재선 목사............... 조회 수 1581 추천 수 0 2013.01.10 0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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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출5:1-23 
설교자 : 연재선 목사 
참고 : 2009년10월19일 새생명교회 http://nlc1.cafe4.com/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나영이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성폭행을 당한 그 아이는 신체적으로 손상을 입어 평생 소장(小腸)을 통해 배변(排便)을 해야만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런데도 범인은 별로 잘못한 기색이 없다고 한다. 범죄한 그 사람 생각으로는 그 말이 옳다고 여길 수 있다. 술 마시고 그 정도 실수도 할 수 있는 일인데 뭘 그리 대단하게 반응하냐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12년 형이 무겁다고 낮춰달라며 상소(上訴)했다고 한다. 이처럼 큰일을 저질러놓고도 별로 죄책감이 없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흔히 성자(聖者)로 일컬음을 받는 자들은 자기 자신을 죄를 고백하며 참회록(懺悔錄)을 썼다. 바울도 자신을 ‘죄인들 중의 가장 큰 죄인’이라고 고백했다(딤전 1:15).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이 찢어지게 물고기를 잡았던 베드로도 자신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고백했다(눅 5:8).

 

참회록은 극악무도한 죄를 저지르는 자들이 쓰지 않는다. 그와는 정반대로 세상에서 성자로 불리는 자들이 쓴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살펴볼 때 내세울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회개 역시 마찬가지다. 누가 회개를 하는가? 회개는 늘 자기 맘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죄에 대해 민감한 자들이 한다.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고, 그분의 다스림을 받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마태복음 25장에 보면 영벌에 들어가게 된 자들은 자기들이 주님을 위해 하지 않은 게 뭐가 있느냐고 한 반면, 영생에 들어가게 된 자들은 자기들이 주님을 위해서 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 자와 자신의 죄에 민감한 자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전자(前者)는 자기 잘난 멋에 살면서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면 반발한다. 반면 후자(後者)는 위에 계신 하나님을 의식하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신앙이란 떠나는 것이다. 파렴치범들이나 이단들은 모든 것을 자기에게 유익하도록 해석하고 적용한다. 성경도 자기 식으로 이해한다. 자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신앙이란 자기가 중심이 된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누구든 당신을 따르려는 자는 자기를 부인하고 따르라고 하셨다(마 16:24). 바리새인들은 비록 종교적이었지만 세상의 사고방식을 떠나지 않았다. 떠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세상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기를 세우는 종교적 틀에 매여 있었을 뿐이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떠나라고 하셨다. 그러나 무작정 떠나는 것이 아니다. 광야에서 절기(제사)를 지키기 위함이었다(1, 3). 그러나 이스라엘이 굳이 애굽을 떠날 필요까지 있었는가? 그냥 애굽에 남아서 하나님을 섬기면 될 일이었다. 그러면 적어도 배는 고프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왜 굳이 광야로 가서 절기를 지키도록 하셨는가?

 

애굽은 바로가 다스리는 곳으로서 인간이 중심 되는 곳이었지만, 광야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곳이었다. 비록 광야라 할지라도 애굽을 떠나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다면 그것이 진정한 복인 것이다. 분명 광야는 애굽보다는 더 좋지 못한 환경이다. 애굽에서 하나님을 섬긴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러나 이스라엘은 광야로 떠나야만 했고, 그곳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야만 했다. 이스라엘은 바로의 다스림에서 떠나 제사를 드려야 하는 것이었다.

 

모세와 아론은 애굽의 바로에게로 가서 이스라엘을 내어보내라는 하나님의 의중(意中)을 전했다. 그러자 바로는 어떻게 반응했는가? ‘그래, 잘 가라. 열심히 하나님을 섬겨라.’라고 하며 곱게 놓아주었는가? 아니다.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여호와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무관심의 표현이며 무시하는 말이다. 우리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향해 ‘난 너 같은 인간은 알지 못한다.’고 표현하듯이 말이다.

 

애굽의 사상은 ‘여호와가 누구냐? 나는 여호와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면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 돈 버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당시 애굽에 있어서 이스라엘은 값싼 노동력이었다. 그저 먹을 것만 제공해 주면 되는 그런 자들이었다. 바로의 입장에서는 그런 값싼 노동력의 손실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노동력의 손실은 생산력의 저하를 가져오고, 생산력의 저하는 힘의 손실을 가져온다. 그 결과 세상에서의 위치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애굽 사상은 눈에 보이는 것을 의지하고 확보하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는 모든 것이 돈과 연결되어 있다. 경제력이 곧 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관계도 돈으로 인해서 깨지고, 친구 관계도 돈으로 인하여 원수가 되곤 한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까지도 이런 세상의 사상에 편승한다는 점이다. 복을 받은 증거가 돈을 중심으로 되어 있다. 그런 나머지 하나님 앞에 아무리 신실해도 돈을 벌지 못하고 가난하게 살면 신앙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이스라엘 역시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모세가 애굽으로 가서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이적을 행하니 백성이 여호와를 믿고 또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찾으시고 그들의 고난을 살피셨다 하는 말을 듣자 머리 숙여 경배했었다(4:29-31).

 

그런데 애굽을 떠난다고 하자 바로는 이스라엘에게 더욱 심한 고역(苦役)을 시켰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만 그 분노를 모세와 아론에게로 돌린 것이었다. 이스라엘이 생각한 하나님의 구원은 자신들의 생각과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불만을 털어놓게 된 것이었다(21).

 

인간들이 원하는 구원은 따로 있다. 인간들은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구원과는 전혀 다른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자기가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때에 교회를 떠난다. 여호와든 누구든지 간에 자신에게 손해와 고통을 주는 신은 나쁜 신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구원이란, 영생의 차원이 아니라 이 땅을 계속 유지시키면서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땅의 사고방식이 하늘의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말았다. 신앙생활이란 세상의 생각을 포기하고 말씀을 우리 속에 담는 작업이어야 한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하여 우리 조상들의 부끄러움과 아픔들을 공개하셨다. 그렇게 하심으로 신앙이 무엇인가를 알게 하셨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1-2)

 

이처럼 신앙은 세상을 떠나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애굽을 떠나 광야로 인도하셔서 신앙이란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것임을 깨닫게 하셨다.

 

사람의 관점을 가지고 헌금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잘 대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것은 신앙이 아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제사하는 자이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보잘것없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음에 감사하며 무릎을 꿇는 자이다. 그들이 바로 자기를 부인하는 자들이며, 자신들의 존재를 깨닫고 죄인임을 고백하는 교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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