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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4673번째 쪽지!
□ 빨래판 같은 것
어느 날 법정은 법당 둘레를 거닐고 있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물었다.
"스님, 팔만대장경이 대체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방금 보고 내려오지 않으셨습니까?"
"아, 그 빨래판 같은 게 팔만대장경입니까?"
아주머니의 물음에 법정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빨래판 같은 것'이라는 말이 그의 가슴에 화살처럼 꽂혔던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이라 할지라도 알아볼 수 없는 글자로 남아 있는 한, 그것은 한낱 빨래판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의 행복 / 장혜민>
종교인 중에서 '책'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친 '법정 스님'이 '쉬운 글'을 써야되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된 '빨래판 사건'입니다. 그분의 책 판매량은 어마어마합니다. 종교와 신분을 떠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존경을 받는 몇 안되는 '종교인이자 작가'입니다.
그분의 책을 가만히 읽어보면 불교의 불경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누구나의 언어'로 풀어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독교로 치면 설교집 같은 것입니다. 기독교서점에 가면 아주 훌륭하고 빼어난 설교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가만히 읽어보면 법정스님의 책보다도 훨씬 잘 쓴 책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설교집은 설교를 준비하는 목사님들이나 가끔 넘겨볼 뿐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설교집은 '그들만의 언어'로 쓰여진 '그들만의 책' 이거든요. 알 수 없는 한문만 잔뜩 쓰여진 팔만대장경을 '빨래판 같은 것'이라고 한 아주머니처럼, 기독교 용어와 정서로 가득 찬 설교집은 비 신자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빨래판 같은 책'입니다.
제가 청년시절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을 읽고 불교에 대해 호감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성경을 '누구나의 언어'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도 기독교출판사 보다는 일반 출판사를 통해서 출판하고 기독교서점 보다는 일반 서점에서 팔리는 책을 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만들자는 출판제의가 거의 일반 출판사쪽에서 많이 오네요. ⓞ최용우
♥2013.6.15 흙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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