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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 | 레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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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말씀]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 말하여 이르라 그의 백성 중에서 죽은 자를 만짐으로 말미암아 스스로를 더럽히지 말려니와...' (레21:1)
[밥]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것을 모세가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 전한 것을 믿습니다. 그것은 시체를 만지면 더럽혀지기 때문에 시체를 만지지 말라 한 것임을 믿습니다.
[반찬] 있다냐 없다냐?
최근에 구약 성서의 한 본문 번역을 놓고서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 1998년에 성경전서 {개역 개정판}이 나오면서 기존의 {개역}과는 정반대의 번역이 나왔기 때문이다. 바로 레위 기 21장 3절과 관련된 번역이다. {성경전서 개역}(1956)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 고하여 이르라 백성 중의 죽은 자로 인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려니와 2. 골육지친인 부모나 자녀나 형제나 3. 출 가하지 아니한 처녀인 친 자매로 인하여는 몸을 더럽힐 수 있느니라 4. 제사장은 백성 의 어른인즉 스스로 더럽혀 욕되게 하지 말지니라
같은 본문이 {성경전서 개역 개정판}(1998)에서는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다.
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 말하여 이르라 그의 백성 중에서 죽은 자를 만짐으로 말미암아 스스로를 더럽히지 말려니와 2. 그의 살붙이인 그 의 어머니나 그의 아버지나 그의 아들이나 그의 딸이나 그의 형제나 3. 출가하지 아니 한 처녀인 그의 자매로 말미암아서는 몸을 더럽힐 수 없느니라 4. 제사장은 그의 백성 의 어른인즉 자신을 더럽혀 속되게 하지 말지니라
{개역}의 이해를 따르면, 제사장들은, 일반적으로는 죽은 사람의 시체를 만지지 못하도 록 되어 있다. 시체를 만지면 의식적(儀式的 ritual)으로 불결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 나 형제 그리고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남편이 없는 자매의 경우에는, 그들이 죽었을 때는 제사장의 경우라 하더라도 친 가족의 시체를 만지는 것이 허용된다. "몸을 더럽힐 수 있느 니라"고 하는 것은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허용(許容)"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비록 "몸을 더럽히는 것" 곧 "의식적으로 불결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체 접촉이 허용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에는 제사장이 사체를 만져 백성의 어른으로서 제 사장 자신을 의식적(儀式的)으로 불결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자신을 속(俗)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개역 개정판}의 번역은 독자들을 혼란시킨다. 문장의 대조적인 내용과 그 대조적 내용 을 표현하는 대조적 구조를 볼 때에는, 히브리어 원문의 내용은 차치(且置)하고서라도, "몸 을 더럽힐 수 없느니라"는 어폐(語弊)가 있다. 이러한 어폐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하 나는, "그의 살붙이인 그의 어머니나 그의 아버지나 그의 아들이나 그의 딸이나 그의 형제 나 출가하지 아니한 처녀인 그의 자매로 말미암아서는 몸을 더럽힐 수 없느니라"를 여기 표 현된 그대로 본다면, 친 가족의 경우에는 절대로 그 시체를 만질 수 없고, 친 가족이 아닌 경우에는 시체에 접촉해도 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2) 다른 하나는, "죽은 자를 만짐으로 말미암아 스스로를 더럽히지 말려니와, 그의 살붙이인 그의 어머니나 그의 아버지나 그의 아들이나 그의 딸이나 그의 형제나 출가하지 아니한 처녀인 그의 자매로 말 미암아서는 몸을 더럽힐 수 없느니라"는 문장의 "호응(呼應)"에 모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원문이 어떤 의미이건 간에, 여기에서 보는 우리말 문장 자체가 대단히 모호한 표현이다. "말려니와"는 윗말을 금지하면서 아랫말에 대해서는 가능성("몸을 더럽힐 수 있느니라"), 또 는 허용("몸을 더럽혀도 된다")을 나타낼 때 쓰는 연결어미이다. 일반 시체를 만짐으로써 스스로를 더럽히지 말려니와, 가족의 시체일 경우에는 그 시체를 만져 자신을 더렵혀도 된다 는 말이기 때문이다.
문장의 호응 관계를 무시하고 이해한다 할 경우에도, 이 본문은 마치, "(친 가족의 경우에도 제사장은 가족의) 시체를 만져서 자신을 더럽힐 수 없느니라"라고 하여, 제사장은 자 기의 친 가족이든 친 가족이 아니든, 누구의 시체든지 만져서는 안 된다는 금령으로 들린다. 아마도, 개정자는 다음의 두 이해 중 어느 하나를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1) 하나는, 제사 장이 일반 시체에 접촉을 하게 되면, 스스로를 더럽히는 것이 되지만, 제사장이 친 가족의 시체를 만지는 경우에는 스스로를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고 이해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개역}의 "....그의 자매로 말미암아서는 몸을 더럽힐 수 있느니라"를 "....몸을 더럽힐 수 없느니라"로 고친 것 같다. 이 때 이 표현은 친 가족의 시체를 만지는 것이, 제사장의 경우, 몸을 더럽히는 것이 될 수는 없다는 말로 이해한 것 같다. 2) 다른 하나는 가족의 시체이든 가족 아닌 이의 시체이든, 제사장이 시체에 닿는 것은 그 자신의 몸을 더럽히는 것이므로, 비록 친 가족의 경우라 하더라도 제사장은 그 시체에 닿아서 자신의 몸을 더럽혀서도 안 된 다고 이해한 것 같기도 하다. 즉 "....몸을 더럽힐 수 없느니라"가 강한 금지 명령으로도 이 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경우 중 어느 경우이든지, 현재의 문장 구조로서는 개정자의 의도를 전달하지 못한다.
히브리어 본문에 부패(腐敗)된 곳이 있고 난해한 곳이 있고 의문이 생기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의미가 모호한 것은 아니다. 여기 규정은 제사장이, 물리적으로 시체에 접촉하거나, 히브리어가 뜻하는 대로 장례에서 상복(喪服)을 입고 곡(哭)을 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 다만 친 가족, 곧 어머니나 아버지나 형제나 시집가지 아니한 누이가 죽었을 때는 시체에 접촉하거나 상복을 입고 곡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즉 의식적(儀式的)으로 스스로를 더럽히는 행위가 허용된다는 말이다.
{표준새번역} 레위기 21:1-4
1.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아론의 혈통을 이어받은 제사장들에게 알려라. 너는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일러라. '제사장은 누구든지, 백성의 주검을 만져 자신의 몸을 더럽히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2. 가장 가까운 살붙이, 곧 어머니나 아버지나 아들이나 딸이나 형제의 주검은 괜찮다. 3. 또한 시집가지 못하고 죽은 친누이의 주검도 괜찮다. 그 여자에게 남편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검을 만져 몸을 더럽히는 것은 괜찮다. 4. 그러나 제사장은 백성의 어른이므로, 스스로 더럽혀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민영진목사
대한성서공회부총무, 감신대교수(구약신학) 및 대한성서공회 번역실장 역임
[기도]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주님이 거하시는 제 몸을 정결하게 지키기 위해서
주님이 싫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만지지 않겠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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