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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을 받은 사람

김학규............... 조회 수 2352 추천 수 0 2013.09.04 13: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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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떤 유명한 목사님 생신에 초대를 받고 별 생각 없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참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명단에 내 이름이 빠져있었다. 분명히 담당목사님하고 통화를 했는데, 아마도 실수로 이름을 빼놓은 모양이었다. 나도 목사이전에 사람인지라 마음이 상했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러 바쁜 시간을 뒤로 미루고 어렵게 그곳에 갔는데, 명찰이 없으면 입장을 안 시켜준다니 은근히 화가 났다. ‘그럼, 뭐 하러 초대전화를 해서 사람을 이렇게 민망하게 만드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무성의하게 일을 처리하는 걸 보면서, 참으로 그 목사님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아마도 그 목사님의 일을 돕는 사람들이 확인도 안 하고 대충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생긴 일인 것 같았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그래도 코앞까지 왔는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안으로 들어가려고 담당자에게 부탁을 했다. ‘제가 전화상으로 담당목사님의 초청을 받고 왔는데, 명찰이 없으니 어떻게 합니까? 명찰 없어도 그냥 들어가게 허락해 주십시오.’하고 부탁을 했다.

 

신분이 목사님이라는 걸 알고는 담당하는 분들이 고민을 하다가 어렵게 통과를 시켜줬다. 그래서 그 생신잔치에 참석을 하고 호텔식 뷔페를 먹고 일류강사의 강연을 듣고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가슴에 명찰이 있었는데, 명찰이 없는 나를 안 좋은 시선으로 힐끔힐끔 쳐다보는 눈이 많았다. 낯이 뜨거웠다. 어쩐지 밥도둑이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알게 뭐냐 하는 식으로 밥을 맛있게 먹은 덕분에 화가 조금은 풀렸지만, 하루 종일 자존심이 상해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게다가 어떤 여성도가 실수로 커피를 테이블 위에 쏟는 바람에 양복까지 버렸다.

차라리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았을 걸 하면서 후회가 앞섰다. 앞으론 넘버가 찍힌 확실한 초대장을 보내주지 않으면, 두 번 다시 그 목사님의 생신잔치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다.

 

누군가로부터 초대를 받고 입장이 허락된 명찰을 받는다는 건 상당히 귀하고 감사한 일이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예수님으로부터 구원의 천국넘버가 새겨진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인 것이다. 우리가 천국의 명단이 없는 버려진 자가 아니라, 주님의 천국초대장을 받은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늘 기뻐하며 즐거워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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