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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2615. 자아실현형 교육을 한 신사임당 탄생 509돌
자상한 어머니 흰 머리 되어 강릉에 계시는데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
이 몸 서울로 홀로 떠나는 심정이여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어머니 계신 북촌으로 고개 돌려 바라보니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
흰 구름은 낮게 드리우고 저문 산은 푸르러라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이는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의 ‘읍별자모(泣別慈母)’라는 시입니다. 늙으신 어머니를 임영(강릉의 옛 이름)에 두고 한양으로 향할 때 대관령마루에서 친정어머니가 계시는 고향을 바라다보는 심정이 느껴져 지금도 코끝이 뭉클해지는 노래입니다. 수백 년이나 지난 오늘 날에도 먼 곳으로 떠나는 아들딸들은 늙으신 부모를 떠 올리며 가슴 아파하는 게 인지상정일 텐데 어찌된 일인지 유학이니 뭐니 해서 집 떠나는 사람이 많은 오늘 날 사임당 같은 시를 썼다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학자였던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스스로도 시서화에 능했던 신사임당은 7남매를 두었는데 자녀 교육을 할 때에는 스스로 아이들의 모범을 보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이가 어려서부터 글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틈나는 대로 아이 앞에서 글을 읽고 시를 쓰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농사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직접 땅에 씨를 뿌리고 농사짓는 모습도 보여주었다고 하지요. 또한 그는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자아상실형 교육’이 아닌, 시, 서화로 자신의 인품을 닦으면서 최선을 다하여 그 결과를 이끌어 내는 ‘자아실현형’ 교육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 신사임당은 1504년 10월 29일 바로 내일이 태어난 지 509돌 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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