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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2638. 맨발에 비파를 타는 단원은 행복 했을 것
조선시대 걸출한 화가 단원 김홍도의 그림 속에는 여러 가지 악기가 나옵니다. 특히 <춤추는 아이(舞童)>에는 당시 보편적인 연주 형태였던 삼현육각 모습이 보이지요. 좌고(앉아서 치는 북), 장구, 두 대의 피리, 대금 그리고 해금이 빙 둘러 앉아 연주하고 무동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다른 그림들을 보면 거문고는 물론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비파, 생황도 자주 볼 수 있지요.
특히 단원의 그림 가운데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는 단원 자신이 비파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머리에는 건을 쓰고 편하게 맨발 차림이며, 앞에는 생황이 놓여 있지요. 여기 보이는 비파는 원래 중국에서 들어온 악기이기는 하지만 세종 때는 궁중에서 잔치할 때 여러 악기들과 함께 연주되었고, 성종 때만 해도 악공을 뽑을 때 시험과목에 들어 있었는데 이제 비파는 물론 생황도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림 이름에 있는 포의(布衣)란 “베옷” 곧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말합니다. 왼쪽에 쓰인 발문에서 그는 “종이로 만든 창, 흙벽으로 지은 집에서 평생토록 벼슬 하지 않고, 시와 노래를 즐기며 살겠다.”고 하지요. 실제 그림 속의 단원은 참 편해 보입니다. 사실 욕심을 내지 않고 벼슬 없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시를 읊으면서 살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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