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가난한 나라 기쁨의 도시

황성주 박사 | 2013.12.10 23:27:10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가난한 나라 기쁨의 도시

사랑의 봉사단과 함께 인도 캘커타에 의료봉사를 갔을 때의 일이다. 과연 캘커타는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동물의 목을 쳐서 제사드리는 칼리 신전,테레사 수녀가 운영했던 죽음의 집,수많은 사람이 버려진 채로 살아가는 슬럼가…. 정말 그곳은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고 맹렬한 생의 의욕을 느끼게 하는 곳이었다.
우리 팀은 캘커타 외곽에서 하루종일 진료 등 각종 봉사활동을 마치고 선교사의 고물 지프에 몸을 실었다. 정원을 초과한 데다 라디에이터에서 뜨거운 열이 나는 바람에 차안은 최악의 환경이었다. 그런데 이 어찌된 일인가.
아무도 주도하지 않았는데 단원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 노래가 터져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거의 동시에 1시간을 달려 레이크사이드라는 주거지에 도착할 때까지. 최악의 상황에서 기쁨의 환호가 터진다. 봉사의 현장이 열악할수록 사랑과 섬김의 보람은 더욱 빛을 발한다.
캘커타의 병들고 소외된 영혼들을 만지며 그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기쁨…. 정말 캘커타는 시티 오브 조이(기쁨의 도시)였다.
나는 ‘사랑의 봉사단’ 운동을 주도하면서 내가 만족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 얼마나 스스로에게 큰 만족을 주는지 절감했다. 최고의 행복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 행복을 한번 맛보면 다시는 자신만을 위한 삶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제 한국은 절대빈곤층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로 눈을 돌리면 굶주리는 10억의 인구가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1년에 말라리아로만 1억명이 고통받고 있으며 10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아스피린 한 알이면 목숨을 건질 수 있는 환자가 너무 많다. 신자유주의의 철학에 의한 신경제체제에서 그들은 점점 더 가난과 궁핍,질병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의 고통과 필요를 채워주는 일을 범국가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우리 민족은 함석헌 선생님의 표현대로 수난의 여왕이다.
5000여년동안 침략과 수탈,고난을 겪어왔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상처받은 민족,고통받는 나라를 끌어안고 싸매주고 치유하는 것이다. 좀 못 살아도 남을 섬기는 민족,갈채받는 조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제 이 일에 전 국민이 매진할 때가 아닌가 싶다.

황성주 <국제사랑의봉사자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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