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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무척 길군요...그러나 이 어두운 밤도 끝날 때가 있겠지요? 그래요 해는 곧 뜰 것입니다. 밝아오는 새벽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
성경본문 : | 수20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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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 장별묵상207 |
예수님이 성탄절에 절(寺)로간 까닭은? - 어느 해 신문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한 자동차 회사에서 억울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억울함을 정부나 방송국이나 신문사에 호소해 보았지만 아무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청 앞에 천막을 치려 했으나 시(市)로부터 허가를 받으라는 말을 들었다. 당연히 시는 허가해 주지도 않으면서 면피용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들은 광화문 앞에 천막을 쳤으나 국가 공권력이 그들을 추운 겨울에 물대포를 쏘아 몰아냈다. 그들은 명동성당 앞으로 갔으나 이미 정문이 닫혀 들어갈 수 없었다.
그들의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최소한의 장소도 없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강남에 있는 절이었다. 그들은 절 마당 한 모퉁이에 천막을 치고 추운 겨울을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그새 20명이 넘는 동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해 성탄절이 되자 일부 젊은 목회자들이 교회 안에서만 떠들썩하게 예수 탄생을 환영하는 것보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 함께 성탄의 기쁨을 맞이하는 것이 진정한 성탄이라는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돌보아야 될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이 누구인지 찾아보던 중에 절마당에 천막을 친 해고 노동자들을 알게 되었다.
젊은 목사님들은 난감했지만 성탄절에 절 마당으로 가서 그들과 함께 하며 성탄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절에서도 타 종교라고 배타하지 않고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날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목사님은 깜짝 놀랐다고 글에 썼다. 그곳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있는 예수님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성탄절에 예수님은 절에 계셨다.
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울한 이들의 도피성이 되어야 하는데 왜 교회 문은 굳게 닫혀 있는가? 교회의 주인인 예수님 조차도 들어갈 수 없을 만큼 교회 안에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은가? ⓒ최용우 20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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