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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2647. 20여 년 전 진흙 속에서 발굴된 '백제금동대향로'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1993년 12월 12일 저녁 날이 어두워지는 때 충남 부여 능산리에서는 발굴단이 논바닥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물체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밤을 새워서라도 발굴할 것인가 아니면 날이 밝은 다음 다시 발굴할 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논쟁이 벌여졌습니다. 그때 신광섭 국립부여박물관장은 밤을 지새우더라도 발굴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독려합니다.
이에 발굴단은 어둠을 불로 밝히며 차가운 논바닥 진흙탕 속에 엎드려 커피를 마시던 일회용 종이컵으로 조심조심 물을 퍼냅니다. 이윽고 진흙탕 속에서는 무령왕릉 발굴 이래 백제 고고학이 거둔 가장 큰 성과로 손꼽히는 <백제금동대향로>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됩니다. 1천 4백여 년이나 어둠 속에 묻혀 있던 대향로는 온전한 모습으로 발굴되었는데 아마도 진흙 속에 묻혀있었던 것이 공기를 차단한 때문이었을 것으로 봅니다.
대향로는 맨 위의 봉황과 용 받침대까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신선계, 인간계, 저승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뚜껑 꼭대기에는 봉황이 목과 부리로 여의주를 품고 날개를 편 채 힘 있게 서 있으며, 몸체는 활짝 피어난 연꽃을 닮았고, 받침대는 그 연꽃 밑 부분을 입으로 문 채 하늘로 치솟듯 떠받는 한 마리의 용이 되었습니다. 봉황 앞가슴과 악사상 앞뒤에는 5개의 구멍으로 향 연기가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정교함과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갖춰 동아시아 고대 금속 공예의 최고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보 제287호로 지정된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 예술의 가장 아름다운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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