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얼레빗2683. 오늘은 입춘, 봄이 온 것을 기리어 입춘축을 붙인다
오늘은 24절기가 시작하는 입춘(立春)입니다. 선비들이 동지 때부터 그린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가 완성되면서 드디어 기다렸던 봄이 오는 때지요. 입춘 무렵의 세시풍속으로는 “적선공덕행”과 “아홉차리” 따위가 있지만 특히 봄이 온 것을 기리어 축원하는 입춘축(立春祝)을 집 대문이나 대들보·천장 따위에 붙입니다. 입춘축을 다른 말로는 춘축(春祝), 입춘첩(立春帖), 입춘방(立春榜), 춘련(春聯), 문대(門對), 춘첩자(春帖子), 춘방(春榜), 대련(對聯), 춘첩(春帖)이라고도 합니다.
입춘축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으로 “입춘이 되니 크게 길 할 것이요, 만 가지 일들이 형통하라”라는 뜻이 담겨 있지요. 그밖에 쓰는 말로는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로 ”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부자가 되어라“,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곧 “마당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라는 것도 있는데 온갖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붙여놓습니다.
특히 궁궐에서는 문신들이 지은 연상시(延祥詩, 문신이 설날을 축하하여 임금에게 지어 바친 시) 가운데 좋은 것을 뽑아 써 붙였는데, 이것을 춘첩자(春帖子)라고 불렀지요. 그리고 천문, 지리, 측후를 맡아 보던 관청인 관상감(觀象監)에서는 붉은 물감(경명주사)으로 귀신을 쫓는 글인 “神茶鬱壘(신다울루)”를 써서 궁중의 문설주에 붙여 두었습니다. 신다와 울루, 이 두 신은 귀신들이 다니는 문의 양쪽에 서서 모든 귀신을 검열하는데 남을 해치는 귀신이 있으면, 갈대로 꼰 새끼로 묶어 호랑이에게 먹인다고 믿었습니다. 입춘을 맞으며 우리의 마음에도 입춘축을 붙여 볼까요?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