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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는 이상해. 언제나 혼자서 논단 말야." 야옹이가 집 앞
도랑에서 놀고 있는 아기 오리를 가리켰습니다. "혼자 노는
것이 무슨 재미람." 병아리가 삐약거렸습니다. "꽥꽥이는
정말 이상해." 풀을 오물거리며 먹던 토끼도 한마디하였습니다.
친구들이 제 이야기를 하는 줄도 모르고 아기 오래 꽥꽥이는 도랑을
여기저기 찍꺽거리며 돌아다녔습니다. 두 발에 흙이 묻어 마치 까만
양말을 신은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집에 들어가 놀자."
친구들은 집 안으로 우르르 몰려들어 갔습니다. 도랑 옆 풀숲에
숨어서 두 눈을 반짝이던 들개가 싱긋이 웃었습니다. "작은
오리 혼자 남았구나. 배가 고픈데 그것 참 잘 되었어." 들개는
이쪽저쪽을 살피며 꽥꽥이 곁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꽥꽥이는 찍꺽찍꺽 소리에 맞추어 뒤뚱뒤뚱 걷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내가 너를 잡아먹겠다." 들개가 꽥꽥이 앞으로 뛰어나갔습니다.
"꽥꽥꽥, 아이 무서워." 꽥꽥이는 놀라서 친구들이 놀던
곳을 돌아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꽥꽥이는 겁이
잔뜩 났습니다. "아주 맛있게 생겼어." 들개는 침을
줄줄 흘렸습니다.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꽥꽥꽥!"
꽥꽥이는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습니다. 그 소리를 집 안에
있던 친구들이 들었습니다. "꽥꽥이 소리다." "위험한가
봐. 나가 보자." 야옹이와 병아리가 달려나갔습니다.
"나는 어른들을 불러올께." 토끼는 어른들을 찾아 집
뒤로 달려갔습니다. 밖에서는 들개가 입을 따악 벌리고 꽥꽥이를
마악 삼키려 하고 있었습니다. 꽥꽥이는 너무 무서워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달려가
펄쩍 뛰어오르면서 들개의 얼굴을 손톱으로 박-긁었습니다. 그 틈에
병아리는 꽥꽥이의 날개를 입으로 물어 당겼습니다. "이크!
이게 뭐야?" 화가 잔뜩 난 들개가 야옹이를 쫓았습니다.
정신을 차린 꽥꽥이는 병아리와 함께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나쁜 들개야, 오리는 요기 있지." 들개가 이번에는 꽥꽥이와
병아리를 쫓았습니다. "달려라. 끼랴." 야옹이가
들개의 등 위에 뛰어 올라가 찰싹 매달리며 소리쳤습니다. 들개는
야옹이를 떨어뜨리려고 몸을 흔들었습니다. 그때 토끼가 어른들을
모시고 왔습니다. 송아지 만한 개가 웡웡 짖었습니다. 두 눈이
무서운 엄마 고양이가 야옹이를 얌전하게 내려놓으라고 노려보았습니다.
암탉은 날개를 퍼덕이며 부리를 들이댔습니다. 들개는 달아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야옹이는 재빠르게 뛰어내렸습니다. "얘들아,
고마와." 꽥꽥이가 두 발을 비비며 말하였습니다. 그것은
꽥꽥이가 멋적을 때 하는 버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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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제당 사외보 [생활속의이야기] 1988년 7월호에서
http://www.cjlife.co.kr/lifestory/search/1988_07/story.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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