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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동화] 질그릇에 쌀

이현주동화 이현주............... 조회 수 2928 추천 수 0 2003.01.06 00:13:11
.........


옛날 어느나라에 예쁜 공주가 살고 있었어. 임금님은 공주를 시집 보내야겠는데 그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사윗감을 고르고 싶었지. 그래서 전국에 널리 알리기를,
"누구든지 가장 귀한 그릇에 가장 귀한 물건을 담아오는 사람에게 공주를 시집보내고 장차 임금으로 삼겠노라."
이 소문을 듣고 잘생긴 청년 셋이 왔는데 맨 먼저 온 청년은 그 나라에서 가장 부자인 어느 장사꾼 아들이었어. 그는 황금으로 만든 항아리에 황금을 가득 담아왔지.
"임금님 저는 황금 단지에 황금을 가득 담아 왔습니다. 이만한 황금이면 온나라를 다 살수도 있지요."
두번째로 온 청년은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군인이었어.
"임금님 저는 쇠로 만든 항아리에 칼을 담아 왔습니다. 이 칼로는 쳐들어오는 적을 물리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웃나라를 쳐들어가 값진 것을 빼앗아 올 수도 있지요."
마지막으로 나타난 젊은이는 흰옷을 입고 머리에 수건으로 질끈 동인 농부였어. 농부는 질그릇에 쌀을 가득 담아 왔지. 사람들이 보고 흉보며 웃어대는데,
"하하하하, 저 시골놈 좀 봐. 공주님한테 장가가겠다면서 질그릇에 쌀을 담아왔어!"
"아무집에나 다 있는 질그릇에다가 누구나 다 먹는 쌀을 가져오다니, 아무래도 머리가 돈 녀석이 틀림없군."
"저런 바보가 임금이 된다니? 날아가는 참새가 다 웃겠다."
그래도 그 시골총각은 임듬님 앞에 나아가서 말했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세상에서 가장 귀한 그릇에 담아왔습니다. 그것은 질그릇에 담긴 쌀이올시다."
임금님은 세 젊은이를 산 속으로 데리고 갔어. 거기에는 시커먼 굴이 세 개 있었는데, 세 젊은이를 그 굴 속에 들여보내면서 말하기를,
"너희가 각자 가지고 온 가장 귀한 것을 가지고 굴속에 들어가서 이제부터 사십일 동안을 살아라. 죽지 않고 살아나온 자에게 공주를 시집보내겠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생명이니 생명이 없는 자에게는 공주를 시집보낼 수 없느니라."
세 젊은이는 아무것도 없는 캄캄한 동굴 속에 갇혔지 사십일이 지난 뒤 사람들이 굴 속에 들어가보니 한 사람은 황금을 입에 가득 물고 숨이 졌고, 또 한사람은 입에 칼을 물고 죽어 있는데, 시골에서 온 총각은 멀쩡하게 살아 있더란다. 그 동안 가지고 들어간 쌀을 먹었거든.
임금님은 살아남은 그 총각에게 공주를 시집보냈지. 그 뒤로는 온나라 사람들이 금보다 쌀이 더 귀중한 것을 잊지 않고 살았더래.


댓글 '1'

들꽃향기

2003.01.18 19: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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