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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병아리 뿅뿅이

창작동화 손상렬............... 조회 수 1906 추천 수 0 2004.08.30 21:07:54
.........
병아리 뿅뿅이

어미닭은 위로 4형제와 밑으로 딸 하나를 둔, 행복한 가정의 엄마랍니다.
"얘들아 이리 온"
"네 엄마"
병아리들은 앞다투어 쪼로로 몰려듭니다.
"벌레나 씨앗은 먹어도 되고, 병조각이나 나무 껍질을 먹으면 안돼요"
엄마닭은 새끼들에게, 먹어야 될 것과, 먹으면 안되는 것들을 가르치는 중입니다.
"그리고 하늘에 매가 날아다니면, 죽은 것처럼 가만히 엎드리거나, 닭장 속으로 빨리 숨어야 해요. 들판에 멀리 나가면, 살쾡이에게 물려 갈 수 도 있으니까, 집에서 멀리 나가면 안되구요"
"네 엄마 삐약 삐약 삐약"
털이 노란 귀여운 병아리들은, 엄마의 말에 열심히 대답합니다.
엄마가 두엄 속을 뒤지다가, 굼벵이를 발견한 모양입니다. 누구에게 줄까, 망설이다가 닭이 부릅니다.
"막내야. 이리 오너라. 이것 좀 먹어보련?"
"아니에요, 엄마. 오빠들에게 먼저 주세요"
막내 뿅뿅이는 참 착하기도 합니다.
또 막내 뿅뿅이는 맛있는 것이 있어도, 꼭 다섯 개가 생겨야 먹습니다. 그래서 오빠들과 다정스레 나누어 먹습니다. 하나가 생기면, 다섯 개가 모일 때까지 기다립니다.
혼자 먹을 수도 있는데, 뿅뿅이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뿅뿅이는 누가 보아도, 귀엽고 착한 병아리입니다.
언젠가는 큰오빠 쭁쭁이가, 노란 민들레 꽃을 꺾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뿅뿅이가 말했습니다.
"오빠, 꽃을 꺾으면 어떡해. 꽃이 아파하잖아"
뿅뿅이는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
"바보야, 꽃이 어떻게 아파하니?"
쭁쭁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핀잔을 주었습니다.
"오빠, 꽃도 아파한데"
뿅뿅이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말하자,
"에이, 바보"하면서 다른데로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마당을 마구 파헤쳐 어질러 놓았습니다.
쭁쭁이는 엄마가 뿅뿅이만 이뻐하는 것 같아서, 심술도 납니다.
커가면서 병아리들은 뿅뿅이를 따돌리고, 자기들 끼리만 놀았습니다.
넷이서 재미있게 숨바꼭질을 했습니다.
뿅뿅이가 부러워서 말했습니다.
"오빠, 나도 시켜줘. 너무 심심해"
"안돼, 너는 거기 앉아서 구경이나 해"
오빠가 놀이에 빠져서, 건성으로 대답했습니다.
전쟁 놀이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앉아 있다 지친 뿅뿅이는, 옆집 오리네 집에 갔습니다.
"오병아 놀자. 오병아 놀자"
잠시 뒤 뿌시시한 얼굴로 나온 오병이가 말했습니다.
"너 같은 애하곤 안 놀아. 다른 애하고 놀 거야"
"내가 어때서?"
"넌 바보잖아"
"내가 왜 바보야" 하면서도 뿅뿅이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외양간 구석에 숨어서 혼자 엉엉 울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울다가 뿅뿅이는 잠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뿅뿅이가 한참동안 보이지 않자, 엄마는 뿅뿅이를 불렀습니다.
"뿅뿅아. 뿅뿅아......"
아무 대답이 없자 엄마는 불안해졌습니다.
"얘들아, 뿅뿅이 못봤니?"다급하게 묻자,
병아리들은 정신을 차린 듯,
"저기 앉아 있었는데요......어...없네"
뿅뿅이 엄마는 옆집 오병이 엄마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못봤는데요"
오리는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길게 빼며 대답했습니다.
엄마닭은 들판으로 나갔습니다.
병아리들도 따라나섰습니다.
엄마는 여기 저기 묻고 다녔습니다.
"염소 할아버지, 우리 뿅뿅이 못보셨어요?"
"아니, 못봤는데......내가 여기서 하루종일 서있었는데......"
"뿅뿅아. 뿅뿅아"
엄마 목소리가 거의 울음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얘가 어디 갔지. 혹시, 살쾡이에게 잡혀 간 건 아닐까?"
엄마의 말에 오빠 병아리들의 가슴도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뿅뿅아. 뿅뿅아"
다급해진 오빠 병아리들도 뿅뿅이를 마구 불렀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오빠 병아리들은 슬퍼졌습니다.
"이제 다시 뿅뿅이를 영원히 볼 수 없게 되면 어쩌지?"
오빠 병아리들 머리에, 착하고 이쁜 뿅뿅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잘해주던 모습 하나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오빠들은 울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뿅뿅아,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이제 다시는 너를 따돌리지 않을게. 그리고 아주 재미있게 놀아 줄게'
들판에서 뿅뿅이네 식구들은 허탈하게 돌아왔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하고 돌아온 소 아저씨가, 외양간으로 들어가더니 말했습니다.
"응? 뿅뿅이가 여기 구석에서 자고있네"
그 말을 듣자 뿅뿅이네 식구들은 왕 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뿅뿅이를 부등켜안고 좋아서 어쩔줄 몰라합니다.
병아리들은 엄마 품 속에서, 서로 따뜻한 등을 기댄 채 잠이 듭니다.
하늘에 별님이 반짝 웃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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