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돌려주세요
향긋한 봄기운이 느껴지네요. 이제 깨어 나야 겠어요.
그런데 왜이리 배가 고프죠. 저런, 여기 저기 죽은 친구들도 눈에 띄이네요. 왜 그럴까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영양실조 일거예요. 설탕물을 먹고 살았거든요.
우리가 누구냐구요? 글쎄요. 맞춰 보실래요?
곰이냐구요? 아니요
그럼 뱀이냐구요? 아니에요
겨울 휴식을 취하는 것이 곰이나 뱀밖에 없나요.
알아맞춰보세요. 놀리는 거냐구요? 아니요. 말씀드리죠.
꿀벌이에요.
우리는 그냥 열심히 일밖에 할 줄 모르는 꿀벌이에요.
새에게 잡혀 먹을 위험성이 많구요. 또 거미줄에 걸려 거미밥이 되는 일도 많지요. 비 오는 날꿀을 따러 나갔다가, 비에 젖어 물에 떠내려가 죽기도하죠.
또 꿀따는 일에 정신이 취해 멀리 갔다가, 길을 잃어 영영 못돌아오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란 아무 것도 없어요.
무서운 일이 닥치면 숨거나 도망가는 일이 전부죠.
땅벌들하고는 천지 차이에요.
그들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폭격기같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죠. 근처에만 가도 수십마리가, 무시무시한 침으로 공격을 하죠.
땅벌에게 쏘여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니까요.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하지만 우린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답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죽기 전 딱 한방의 벌침이 있긴 하지만, 땅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어서 나가봐야 겠어요.
또 일을 해야죠.
열심히 꿀을 모아서, 겨울동안 먹을 준비를 해야 한답니다.
동백꽃이 피고 유채꽃이 피기 시작하면, 우리의 1년은 시작되죠.
제주도 섬에 유채꽃이 만발하면, 신혼 여행 온 사람들이 사랑을 나눈답니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동안에도, 우리는 일을 해야하죠.
남들이 논다고, 다같이 놀 수 는 없는 일이잖아요.
유채꽃이 시들해지면 바다를 건너, 배를 타고 한반도의 남쪽지방으로 가죠.
개나리 꽃이 피고, 진달래 꽃도 피고, 벚꽃까지.
봄에 남쪽지방에서 일을 시작해, 가을에 휴전선 밑의 마을까지, 꽃 피는 것을 따라 1년이란 시간을 보내죠.
달맞이 꽃이 필때면 밤에도 꿀을 따죠.
그러고 보면, 우리 일은 밤 낮이 없네요.
그래도 꿀주머니에 꿀을 가득 담아 올때의, 기쁨은 아무도 모를거에요.
나갔다 올 때마다, 쌓여가는 꿀을 보면 힘든 것도 잊어버리죠.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는, 나비와 자주 만나기도 해요.
나비들은 온갖 아름다운 옷을 입고, 나풀나풀 날면서 자태를 뽐내요. 그럴 때면 우리도, 아름다운 옷을 입고 싶어진답니다.
나비님, 나비님은 아주 돈많은 부자인가봐요. 어쩌면 그렇게 항상 화려한 옷을 입을 수 있죠. 나비님이 너무 부러워요. 춤도 멋지구요.
그러면 나비들은 손으로 입을 감싸지도 않고, 호호호 웃으며 꽃에 앉아 꽃향기를 맡는답니다.
나비가 너무 부러워서요, 우리들은 무척 초라해진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는 일을 한답니다.
아카시아꽃이 피고, 목련이, 라일락이, 싸리꽃이 필 때마다, 다른 동물들은 아름답다고 탄성을 지르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꿀벌들은, 허리가 휠 정도로 일을 한답니다.
그러나 한 번도 원망이나 후회를 한 적은 없어요.
일은 신성한 것이거든요.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다면, 아무도 욕 할 사람은 없죠.
맴맴 노래하는 매미님도 가끔 만나죠.
매미는 참 고마운 분이랍니다. 우리가 일을 하는 동안,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거든요. 노래를 들으면서, 잠깐 잠깐 피곤함을 잊기도 하죠.
어머 벌써 가을이 되었네요.
단풍이 지고, 서서히 낙엽이 지기 시작하네요.
찬바람도 불고요.
우리 마음은 부자랍니다. 뿌듯하구요.
아무 것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요. 집안에 꿀이 가득하거든요.
겨울 휴식에 들어가야 겠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집을 막 흔들더니, 우리를 쫓아내네요.
큰일났어요. 필사적으로 저항해 보지만, 우리는 망사 안에 갇혀버렸습니다.
잠시 뒤 우리의 집에서, 우리가 모아놓은 꿀을, 누군가의 검은 손이 꺼내가네요.
앗 안돼요!
소용이 없습니다.
다행이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꿀이 없네요.
땀흘려 1년 동안 모아온 꿀.
아......꿀을 돌려주세요. *
향긋한 봄기운이 느껴지네요. 이제 깨어 나야 겠어요.
그런데 왜이리 배가 고프죠. 저런, 여기 저기 죽은 친구들도 눈에 띄이네요. 왜 그럴까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영양실조 일거예요. 설탕물을 먹고 살았거든요.
우리가 누구냐구요? 글쎄요. 맞춰 보실래요?
곰이냐구요? 아니요
그럼 뱀이냐구요? 아니에요
겨울 휴식을 취하는 것이 곰이나 뱀밖에 없나요.
알아맞춰보세요. 놀리는 거냐구요? 아니요. 말씀드리죠.
꿀벌이에요.
우리는 그냥 열심히 일밖에 할 줄 모르는 꿀벌이에요.
새에게 잡혀 먹을 위험성이 많구요. 또 거미줄에 걸려 거미밥이 되는 일도 많지요. 비 오는 날꿀을 따러 나갔다가, 비에 젖어 물에 떠내려가 죽기도하죠.
또 꿀따는 일에 정신이 취해 멀리 갔다가, 길을 잃어 영영 못돌아오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란 아무 것도 없어요.
무서운 일이 닥치면 숨거나 도망가는 일이 전부죠.
땅벌들하고는 천지 차이에요.
그들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폭격기같은 공격력을 가지고 있죠. 근처에만 가도 수십마리가, 무시무시한 침으로 공격을 하죠.
땅벌에게 쏘여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다니까요.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하지만 우린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답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죽기 전 딱 한방의 벌침이 있긴 하지만, 땅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어서 나가봐야 겠어요.
또 일을 해야죠.
열심히 꿀을 모아서, 겨울동안 먹을 준비를 해야 한답니다.
동백꽃이 피고 유채꽃이 피기 시작하면, 우리의 1년은 시작되죠.
제주도 섬에 유채꽃이 만발하면, 신혼 여행 온 사람들이 사랑을 나눈답니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동안에도, 우리는 일을 해야하죠.
남들이 논다고, 다같이 놀 수 는 없는 일이잖아요.
유채꽃이 시들해지면 바다를 건너, 배를 타고 한반도의 남쪽지방으로 가죠.
개나리 꽃이 피고, 진달래 꽃도 피고, 벚꽃까지.
봄에 남쪽지방에서 일을 시작해, 가을에 휴전선 밑의 마을까지, 꽃 피는 것을 따라 1년이란 시간을 보내죠.
달맞이 꽃이 필때면 밤에도 꿀을 따죠.
그러고 보면, 우리 일은 밤 낮이 없네요.
그래도 꿀주머니에 꿀을 가득 담아 올때의, 기쁨은 아무도 모를거에요.
나갔다 올 때마다, 쌓여가는 꿀을 보면 힘든 것도 잊어버리죠.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는, 나비와 자주 만나기도 해요.
나비들은 온갖 아름다운 옷을 입고, 나풀나풀 날면서 자태를 뽐내요. 그럴 때면 우리도, 아름다운 옷을 입고 싶어진답니다.
나비님, 나비님은 아주 돈많은 부자인가봐요. 어쩌면 그렇게 항상 화려한 옷을 입을 수 있죠. 나비님이 너무 부러워요. 춤도 멋지구요.
그러면 나비들은 손으로 입을 감싸지도 않고, 호호호 웃으며 꽃에 앉아 꽃향기를 맡는답니다.
나비가 너무 부러워서요, 우리들은 무척 초라해진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는 일을 한답니다.
아카시아꽃이 피고, 목련이, 라일락이, 싸리꽃이 필 때마다, 다른 동물들은 아름답다고 탄성을 지르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꿀벌들은, 허리가 휠 정도로 일을 한답니다.
그러나 한 번도 원망이나 후회를 한 적은 없어요.
일은 신성한 것이거든요.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다면, 아무도 욕 할 사람은 없죠.
맴맴 노래하는 매미님도 가끔 만나죠.
매미는 참 고마운 분이랍니다. 우리가 일을 하는 동안,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거든요. 노래를 들으면서, 잠깐 잠깐 피곤함을 잊기도 하죠.
어머 벌써 가을이 되었네요.
단풍이 지고, 서서히 낙엽이 지기 시작하네요.
찬바람도 불고요.
우리 마음은 부자랍니다. 뿌듯하구요.
아무 것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요. 집안에 꿀이 가득하거든요.
겨울 휴식에 들어가야 겠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집을 막 흔들더니, 우리를 쫓아내네요.
큰일났어요. 필사적으로 저항해 보지만, 우리는 망사 안에 갇혀버렸습니다.
잠시 뒤 우리의 집에서, 우리가 모아놓은 꿀을, 누군가의 검은 손이 꺼내가네요.
앗 안돼요!
소용이 없습니다.
다행이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꿀이 없네요.
땀흘려 1년 동안 모아온 꿀.
아......꿀을 돌려주세요.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