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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간 까치
까치가 이 도시에 온 건 몇 년 전 일입니다.
처음 왔을 때에는 건물이 높고 많아서, 낯설었습니다.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곧 괜찮아졌습니다.
처음에는 먹을 것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벌레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거든요.
옆에 있던 까치가 말했습니다.
"이 바보야, 저 쓰레기통에 가봐. 먹을 것이 쌓여있지. 뭐하러 힘들게 벌레를 찾아 다니나?"
그 말을 듣고 보니 여러 마리의 까치가, 주변은 의식하지 않고 무언가를 맛나게 먹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관심없이 지나갔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고 살아. 그건 거지들이나 하는 짓이지"
그러자 옆에 있던 까치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쯧쯧 찼습니다.
"자네도 곧 알게 될 걸세. 이 도시에서 살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는 걸"
그 말을 들으면서 까치는 '설마'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며칠이 지났지만, 먹이 찾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전기줄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자 따라해 봐. 창피 할 것 없네. 여기서는 다들 그렇게 하고 사니까"
그러면서 먼저 쓰레기통으로 날아갔습니다.
머뭇거리자, 빨리 오라고 손짓까지 했습니다.
까치는 어색하게 그곳으로 갔습니다.
창피해서 주변을 또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까치의 행동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자, 먹어보라구. 자네도 여기에 길들여지면, 이런 생활을 벗어나지 못할걸"
옆에 있는 까치가 고기 한 덩어리를 내밀었습니다.
까치는 쭈뼛 쭈뼛 받았습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먹어보았습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때부터 까치의 도시 생활이 시작된 것입니다.
까치는 이제 아주 쉽게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밤사이 식당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들이, 배터지도록 먹고도 남아 썩어갑니다.
보관하다가 상해서, 내다 버린 고기덩어리가 있는 날이면, 까치는 배가 터질 만큼 먹고도 남습니다.
쓰레기통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나면, 빌딩 귀퉁이에 앉아 낮잠을 자거나, 도시를 구석구석 한바퀴 돌다 옵니다.
"이 곳이 바로 천국이로군. 사람들이 도시로 모여드는 이유를 알겠어"
까치는 사냥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냥하는 방법도 잊어버렸습니다.
편하게 사는데 길들여져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습니다.
까치는 요즘 어지럽고 머리가 아픕니다. 몸이 피곤해서 움직이기도 힘듭니다.
안되겠다 싶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료를 마친 의사가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중금속 중독입니다"
"중금속이라면......수은 같은 것......"
"네, 그런 것이 몸에 쌓인 병이죠"
까치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띵했습니다.
아, 그동안의 도시 생활이 나를 죽이고 있구나.
까치는 시골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에 살던 시골로 돌아 온 까치는, 다시 사냥을 시작했습니다.
시골도 환경오염이 많이 되어, 전과는 무척 달랐습니다.
맑던 계곡이, 개울가 음식점에서 버린, 쓰레기들로 무척 더러워져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비가 오면, 저수지에 온갖 쓰레기들이, 산에서 밀려 내려와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런 물을 끌어다가 키우는 논의 벼이삭도, 먹을 때면 항상 찜찜했습니다.
하루는 저수지에서 고기를 한 마리 잡았는데, 꼭 중금속에 오염된 것 같아 먹지를 못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까치는 더 깊은 산 속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곳에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먹거리들이 많았습니다.
공기도 깨끗하고, 소음도 없습니다.
까치는 아주 쾌적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여름 휴가철이 되었습니다.
두 세 대의 승용차가 계곡 깊숙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내리더니 자리를 깔고, 여자들은 삼겹살을 굽고, 남자들은 화투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물 속에서 물장난을 쳤습니다.
까치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곳까지 오염시키려 하다니......
까치는 사람들 곁으로 가까이 날아가서 외쳤습니다.
"여기서 내려가 주세요. 당신들이 우리 모두를 죽게 만들고 있어요"
가까이 다가온 까치 소리에 사람들은 의아한 듯 쳐다봤습니다.
"뭐라고 하는거야. 우리 보고 반갑다는 소린가?"
모두들 까르르 웃었습니다.
화가 난 까치는 그 위를 날아가며, 똥을 냅다 갈겼습니다.
그리고 높은 나무 위에 날아가 앉아 있었습니다.
잠시 후 사람들이 투덜대며, 짐을 싸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까치의 마음은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
까치가 이 도시에 온 건 몇 년 전 일입니다.
처음 왔을 때에는 건물이 높고 많아서, 낯설었습니다.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곧 괜찮아졌습니다.
처음에는 먹을 것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벌레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거든요.
옆에 있던 까치가 말했습니다.
"이 바보야, 저 쓰레기통에 가봐. 먹을 것이 쌓여있지. 뭐하러 힘들게 벌레를 찾아 다니나?"
그 말을 듣고 보니 여러 마리의 까치가, 주변은 의식하지 않고 무언가를 맛나게 먹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관심없이 지나갔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고 살아. 그건 거지들이나 하는 짓이지"
그러자 옆에 있던 까치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쯧쯧 찼습니다.
"자네도 곧 알게 될 걸세. 이 도시에서 살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는 걸"
그 말을 들으면서 까치는 '설마'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며칠이 지났지만, 먹이 찾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전기줄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자 따라해 봐. 창피 할 것 없네. 여기서는 다들 그렇게 하고 사니까"
그러면서 먼저 쓰레기통으로 날아갔습니다.
머뭇거리자, 빨리 오라고 손짓까지 했습니다.
까치는 어색하게 그곳으로 갔습니다.
창피해서 주변을 또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까치의 행동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자, 먹어보라구. 자네도 여기에 길들여지면, 이런 생활을 벗어나지 못할걸"
옆에 있는 까치가 고기 한 덩어리를 내밀었습니다.
까치는 쭈뼛 쭈뼛 받았습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먹어보았습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때부터 까치의 도시 생활이 시작된 것입니다.
까치는 이제 아주 쉽게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밤사이 식당에서 나온 음식 쓰레기들이, 배터지도록 먹고도 남아 썩어갑니다.
보관하다가 상해서, 내다 버린 고기덩어리가 있는 날이면, 까치는 배가 터질 만큼 먹고도 남습니다.
쓰레기통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나면, 빌딩 귀퉁이에 앉아 낮잠을 자거나, 도시를 구석구석 한바퀴 돌다 옵니다.
"이 곳이 바로 천국이로군. 사람들이 도시로 모여드는 이유를 알겠어"
까치는 사냥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냥하는 방법도 잊어버렸습니다.
편하게 사는데 길들여져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습니다.
까치는 요즘 어지럽고 머리가 아픕니다. 몸이 피곤해서 움직이기도 힘듭니다.
안되겠다 싶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료를 마친 의사가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중금속 중독입니다"
"중금속이라면......수은 같은 것......"
"네, 그런 것이 몸에 쌓인 병이죠"
까치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띵했습니다.
아, 그동안의 도시 생활이 나를 죽이고 있구나.
까치는 시골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에 살던 시골로 돌아 온 까치는, 다시 사냥을 시작했습니다.
시골도 환경오염이 많이 되어, 전과는 무척 달랐습니다.
맑던 계곡이, 개울가 음식점에서 버린, 쓰레기들로 무척 더러워져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비가 오면, 저수지에 온갖 쓰레기들이, 산에서 밀려 내려와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런 물을 끌어다가 키우는 논의 벼이삭도, 먹을 때면 항상 찜찜했습니다.
하루는 저수지에서 고기를 한 마리 잡았는데, 꼭 중금속에 오염된 것 같아 먹지를 못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까치는 더 깊은 산 속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곳에는 아직 오염되지 않은 먹거리들이 많았습니다.
공기도 깨끗하고, 소음도 없습니다.
까치는 아주 쾌적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여름 휴가철이 되었습니다.
두 세 대의 승용차가 계곡 깊숙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내리더니 자리를 깔고, 여자들은 삼겹살을 굽고, 남자들은 화투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물 속에서 물장난을 쳤습니다.
까치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곳까지 오염시키려 하다니......
까치는 사람들 곁으로 가까이 날아가서 외쳤습니다.
"여기서 내려가 주세요. 당신들이 우리 모두를 죽게 만들고 있어요"
가까이 다가온 까치 소리에 사람들은 의아한 듯 쳐다봤습니다.
"뭐라고 하는거야. 우리 보고 반갑다는 소린가?"
모두들 까르르 웃었습니다.
화가 난 까치는 그 위를 날아가며, 똥을 냅다 갈겼습니다.
그리고 높은 나무 위에 날아가 앉아 있었습니다.
잠시 후 사람들이 투덜대며, 짐을 싸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까치의 마음은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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