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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너 밖에 없군

창작동화 김문기............... 조회 수 1564 추천 수 0 2006.01.22 22:34:39
.........
사람들 모두 알다시피, 우리 옆집 아저씨는 올바른 사람이고 부자입니다. 단지 조금 불만이라면, 자기 재산을 너무나 끔찍이 아낀다는 점이지요.
어느 날, 도둑이 들어왔어요.
옆집 아저씨는 얼른 벽장 속에 숨었지요. 도둑이 무엇을 가져가나 몰래 살펴보았어요.
˝이봐요, 그것은 안됩니다. 제발!˝
얼른 벽장에서 뛰쳐나오며 소리쳤어요.
˝뭐야!˝
˝제발 가져가지 마십시오.˝
도둑이 커다란 자루에 도자기를 집어넣지 뭐예요.
˝이거 비싼 거지?˝
˝물론이지요. 국보급이니까요. 이것이 없어진다거나 깨진다면 큰일입니다.˝
도둑은 망설였어요. 도둑에게도 착한 마음이 조금 있는 모양이지요.
˝그럼 이 쌀을 퍼가마.˝
˝안 됩니다. 그 쌀은 늙은 어머님이 시골에서 정성 드려 거둔 쌀입니다.˝
이번에는 도둑이 장롱 속에서 돈을 꺼냈어요.
˝안 됩니다. 그 돈은 제 아들 대학 수업료입니다. 그 돈이 없으면 공부를 그만두어야 해요.˝
˝뭐라고! 그럼 무엇을 가져가란 말야?˝
도둑은 화를 버럭 내며 집안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어요.
˝그럼 이 시계를 가져가야겠어.˝
˝아, 그것은 교회 예배실에 걸어두려고 산 것입니다.˝
˝그럼 이 반지들을 가져가야겠어.˝
˝아, 그것은 결혼식 때 아내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우리 집에서 제일 소중한 것이랍니다.˝
옆집 아저씨에겐 물건 하나 하나가 너무나 아까운 것들이었어요.
가슴이 벌벌 떨렸어요. 그래서 도둑에게 두 손을 싹싹 빌며 애원했지요.
˝제발! 아무것도 손대지 마세요.˝
˝그럼 물이나 한 컵 줘!˝
도둑은 옆집 아저씨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요즘은 물값도 너무너무 비싸요. 그래도……. 이거 드십시오.˝
도둑은 그러나 물을 마시지 않았어요. 거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할 수 없다는 듯 옆집 아저씨를 번쩍 들더니,
˝그럼 너밖에 없군 그래. 네가 제일 싸니까.˝
하며 그 커다란 자루에 처넣었어요.
옆집 아저씨를 짊어지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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