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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2704. 기생의 가냘픈 기다림을 노래한 가곡 “바람은”
바람은 지동치듯 불고 구진비는 붓듯이 온다 / 눈정에 거룬님을 오늘밤에 서로 만나자 허고 / 판첩처서 맹서 받았더니 / 이 풍우 중에 제어이 오리 / 진실로 오기 곧오랑이면 연분인가 하노라“ 이는 여창가곡 우조 우락 "바람은"의 가사입니다. 전통성악의 하나인 가곡, 그중 여자가 부르는 여창가곡 가운데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이지요.
이 노래의 주인공은 아마도 기생인 듯한데 임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심정이 잘 드러납니다. 주인공은 “아무리 맹세하고 약속했지만 이 폭풍우 중에 과연 올까?”라고 걱정하면서도 만일 온다면 우리는 진정 인연일 것이라는 가냘픈 기다림으로 노래합니다. 이 노래를 한 기생은 과연 그날 밤 꿈같은 만남을 이루었을까요?
가곡은 시조의 시를 5장 형식에 얹어서 부르는 노래로 피리·젓대(대금)·가야금·거문고·해금의 관현악 반주와 함께 하는 한국의 전통 성악곡이며,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이라고도 합니다. 2010년 11월 16일 열린 제5차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오른 가곡은 그 예술성이 시조와 가사에 견주면 아주 뛰어났다는 평을 받습니다. 가곡은 노래 부르는 사람의 성별에 따라서 남창가곡, 여창가곡, 남녀창가곡 3가지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남창가곡은 호탕하고 강한 느낌이며, 여창가곡은 애절하고, 원망하는 듯한 소리를 내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주 청아하고 맑은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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