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사람 숫자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예수님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고 했습니다. 그 말씀은 다수를 쫓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언뜻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아주 이상적인 말씀 같습니다. 사람 숫자도 없이 어떻게 공동체와 사역을 지탱합니까? 사람 숫자가 없으면 재정도 없고 재정이 없으면 공동체를 지탱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생존 문제가 걸린 교회에는 숫자적인 성장이 더욱 절실합니다. 그래도 숫자적인 성공에 너무 매달리지 말아야 합니다. 숫자에 매달려서 넓은 문을 찾고 바벨론의 삶을 찾다가 축복과 행복의 길이 더 좁아진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인천에 어른 교인이 약 30-40명 정도 되는 한 교회가 있었습니다. 오랜 기도 끝에 그 교회 담임목사가 다른 목회지로 개척을 떠나면서 후임 목회자에게 1원도 안 받고 교회를 인계했습니다. 더 나아가 후임 목회자와 한 달 동안 같이 심방까지 해주며 남은 교인들에게 교회와 후임 목회자를 잘 섬기라고 당부하고 떠났습니다. 후임 목회자는 근처에서 목회하던 젊은 목회자였습니다. 그는 몇 년 동안 가족끼리만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30-40명의 성도가 생기자 큰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새롭게 목회를 잘 해보겠다고 근처의 교단 선배 목사를 찾아가 그 상황에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하면 좋겠느냐고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때 그 선배 목사가 세미나에서 주로 듣는 얄팍한 상담을 해주었습니다. “목사님! 그런 경우에는 성도들의 마음을 목사님께 빨리 향하게 해야 합니다. 특히 목사님이 젊으니까 영적인 권위를 잘 인식시키고 수용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부임하면 곧 대 심방을 해서 성도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 안수기도를 해주십시오. 그렇게 영적인 인장을 찍으면 성도들이 좋아하면서 목사님의 권위를 더 인정해줄 겁니다.” 안수를 영적인 인장 찍기로 여기고 행할 때 권위가 생긴다는 발상이 얼마나 얄팍한 발상입니까? 옛날에는 그런 발상이 통했지만 요새는 그런 발상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목회자가 말씀에 은혜와 깊이도 없이 맨날 하던 설교만 하고 주의 종임을 내세워 전횡을 일삼고 평소의 삶이 엉망이면 아무리 안수를 해주어도 권위는 생기지 않습니다. 안수는 신중히 행해져야 할 깊은 의미가 담긴 영적인 접촉입니다. 그 안수를 권위를 세우고 영적인 소유권을 강화하려는 영적인 인장 찍기의 수단으로 사용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깁니다. 사실 세미나에서 배우는 방법 중에는 그런 얄팍한 방법들이 많습니다. 특히 전도 세미나에서 배우는 전도 방법들 중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세상적인 방법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그런 방법들이 진실한 전도를 더 막습니다. 그런 방법들이 외적으로 성공했다는 목회자들에 의해 세미나를 통해 다량으로 그리고 천편일률적으로 유통된다면 한국 교회가 수준 낮게 되고 후퇴하게 되는 것은 거의 필연적인 수순입니다. 그런 세미나에서 배운 대로 하면 성공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별로 열매가 없으니까 사람들은 점점 그 허무한 실체를 깨닫고 그런 세상적인 방법에 대한 비판 소리를 높입니다. 그런 비판을 잠재우려고 세미나 강사가 더 강조하며 내세우는 것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의 이름’과 ‘복음의 능력’입니다. 그래서 양념처럼 “기도하면 됩니다. 복음에는 능력이 있습니다. 오직 예수입니다.”라는 말을 세미나 내용에 열심히 섞어 넣습니다. 바벨론을 지향하는 세미나에서 ‘복음, 예수’란 말을 내세우니까 별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처럼 양념을 넣는 말도 잘 안 통하면 그 다음에는 세미나 강사가 최후의 수단으로 자기가 기도하는 사람임을 은근히 드러냅니다. 그러나 참된 기도자는 기도 많이 한다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의 뜻을 따르고 복음의 원리를 알고 기도하는 사람이 그런 세상적인 성공 원리를 전파하고 다니겠습니까? 하나님의 뜻을 따라 깊이 기도하고 묵상하다 보면 오히려 그런 세상적인 원리를 멀리하게 됩니다. 결국 그런 교회성장 세미나와 목회 성공 세미나가 바벨론의 삶을 퍼뜨리니까 한국 교회는 소리 없이 영문도 모른 채 망가지는 것입니다. 결국 그 선배 목사의 말대로 젊은 목사는 대 심방을 하며 전 성도를 안수해주었습니다. 부임한지 얼마 안 되는 젊은 목회자가 자기 머리에 손을 얹는 것을 싫어하는 성도도 있었지만 그때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생겼습니다. 성도들은 영적인 도장을 찍은 그 젊은 목사로부터 영적인 향기를 별로 맡지 못했습니다. 돈이 없어 힘들다는 얘기를 너무 자주 했고 설교를 통해 감동도 못 받고 꿈과 비전도 도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1년 후에 성도는 20명으로 줄고 2년 후에는 10명으로 줄고 3년 후에는 또 다시 가족만 남았습니다. 신앙생활을 하고 교회를 섬길 때 세상적인 지식이나 세미나 지식도 참고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도 핵심 기초만은 굳건해야 합니다. 즉 균형 잡힌 건강한 말씀의 기반에서 하나님 앞에 앉아 하나님의 지혜를 받고 자기 달란트와 사명을 따라 최적의 길로 나아가려는 기초만은 굳건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성공 욕심과 물질 욕심을 버리고 항상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써야 합니다. 숫자적인 성공에 집착해 바벨론의 삶을 추구하면 진정한 성공도 얻지 못하고 혹시 성공해도 금방 무너집니다.
ⓒ 이한규목사(분당 샛별교회) http://www.john316.or.kr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