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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619】학생증을 입에 물고 죽게 하는 나라
나는 선원으로 바다에서 직접 배를 몰고 항해를 하면서 살아본 적이 있다. 그리고 바다에서 죽은 사람을 여럿 보았다. 물 속에서 3일 정도 지나면 시신이 두 배정도 커지고 3일 이상 지나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다. 만약 주변에 보호물이 없이 바다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면 반 정도는 물고기가 먹어버리고 옷을 걸친 뼈만 있는 경우가 많다.
어느 어선에서 빠져 죽은 사람을 건져보니 선원이 입은 세라복 안에 게만 수 십마리 들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바다에 빠지면 가장 무서운 것이 작은 물고기들이다. 살아있어 몸을 움직이면 물고기들이 접근하지 못하지만 몸에서 힘이 빠지는 순간 물고기들이 달려든다.
학생증을 입에 물고 죽은 학생은 이 사실을 알았을까? 자기가 죽으면 엄마 아빠가 자기를 못 알아볼까봐 입에 학생증을 물었을까? 생각할수록 이건 아니다 싶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최첨단 선박을 만드는 나라에서 다른 나라에서 다 쓰고 버린 똥배를 주워다가 사용하도록 허락한 정부 당국도 자가당착이다. 물 속에 빠져 죽어가는 수 백명의 학생들의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 하면서도 그들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않은 정부의 무능함에는 차라리 분노가 일어난다. ⓒ최용우 2014.5.4
<들꽃편지>제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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