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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중은행인 미즈호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6월 현재 0.03%이다. 100만엔(약 1000만원)을 맡기면 1년 뒤 이자는 300엔(약 3000원)이다. 찾을 때는 이자소득세 40%를 내야 한다. 100만엔을 맡기고 1년 뒤 세금을 떼고 이자로 받는 돈은 180엔(약 1800원). 물가가 마이너스일 때는 버티겠지만 요즘처럼 플러스가 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의 체감 금리도 낮기는 매한가지다. 예금금리는 지속 하락해 2%대다. 물가가 1% 안팎이어서 아직은 플러스지만 물가 상승폭이 커지면 실질금리는 급전직하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선진국 중앙은행 중 어디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목도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아닌 명목금리의 마이너스다. 유로존 18개국의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길 경우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보관료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 경기부양 수단이 줄어든 데 따른 고육책으로, 양적완화의 보완 성격이다. 각국 정부는 양적완화를 통해 은행에 자금을 투입했지만 정작 은행들은 이 돈을 기업이나 가계로 중개하기는커녕 약간의 이자를 받고 다시 중앙은행에 예치한다. 투자 잘못으로 손실을 입는 것보다 낫다는 이유에서다. 돈이 흘러넘치는데도 시중에 돈이 안 도는 이른바 ‘돈맥경화’이다. ECB의 경우 현재 예금금리가 0%인데도 각국 은행들이 1000억유로(약 140조원) 정도를 예치해 놓은 상태다. ECB 측은 마이너스 예금이 되면 은행이 보관료를 내고 예치하지 않을 것이고, 그 돈이 실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예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은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보수 성향의 은행들이 눈치만 보고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은행의 기능이 떨어지면 증권사의 직접 자금중개 기능이 커질 수 있다. 금리로 먹고사는 개인 예금자들은 더 어려워지면서 재테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6년이 됐지만 그림자는 여전히 짙고 두껍게 세계를 덮고 있다.
<박용채 논설위원>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선진국 중앙은행 중 어디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목도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아닌 명목금리의 마이너스다. 유로존 18개국의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길 경우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보관료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 경기부양 수단이 줄어든 데 따른 고육책으로, 양적완화의 보완 성격이다. 각국 정부는 양적완화를 통해 은행에 자금을 투입했지만 정작 은행들은 이 돈을 기업이나 가계로 중개하기는커녕 약간의 이자를 받고 다시 중앙은행에 예치한다. 투자 잘못으로 손실을 입는 것보다 낫다는 이유에서다. 돈이 흘러넘치는데도 시중에 돈이 안 도는 이른바 ‘돈맥경화’이다. ECB의 경우 현재 예금금리가 0%인데도 각국 은행들이 1000억유로(약 140조원) 정도를 예치해 놓은 상태다. ECB 측은 마이너스 예금이 되면 은행이 보관료를 내고 예치하지 않을 것이고, 그 돈이 실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예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은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보수 성향의 은행들이 눈치만 보고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은행의 기능이 떨어지면 증권사의 직접 자금중개 기능이 커질 수 있다. 금리로 먹고사는 개인 예금자들은 더 어려워지면서 재테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6년이 됐지만 그림자는 여전히 짙고 두껍게 세계를 덮고 있다.
<박용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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