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
경주는 한 인간이 가늠하기 힘든 시간의 길이인 천년 동안 신라의 수도였다. 하나의 도시가 천년 세월 수도의 지위를 누린 것은 경주를 포함해 중국 시안(西安), 일본 교토, 이탈리아 로마 등으로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경우다. 천년을 이어오며 축적된 수많은 유적과 유물들은 오늘날 경주를 거대한 유적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유적과 유물들은 단순히 객체적 물건에 머물지 않고 오랜 세월을 이어오며 깊은 사연들이 녹아들어 살아 숨쉬는 주체적 생명체가 된다.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
오늘날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자리하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인접해 있는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羅兒)리는 신라 4대 임금 석탈해의 탄생설화가 전해져 오는 곳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석탈해는 바다를 건너 이곳 아진포를 통해 신라에 들어왔으며 호공의 집을 빼앗는 과정에서 자신의 조상이 대장장이였다고 말한다. 대장간은 불의 온도를 급격히 높여 철을 다루는 곳으로, 제철은 당시로는 매우 수준 높은 고급 기술이었을 것이다. 철은 불의 힘을 1000도 이상 올려야 할 뿐 아니라 1200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가공할 수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목재만으로 화력을 유지할 수 없다. 갈탄을 고구려 시대에 이미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화석연료가 이용되었을 것이며, 풀무에 의해 공급된 산소가 불의 힘을 지속적이면서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줬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불을 이토록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대장장이는 제철 기술만 보유한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힘의 원천인 에너지를 보유한 권력자로 추정할 수 있다. 석탈해는 선진 에너지 이용기술을 보유한 신라 외부세력이었을 것이라는 설화에 기반한 역사적 가설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사실 오늘날에도 에너지 보유는 국가의 힘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에너지에 기반한 현대문명의 중심축인 석유의 소비량만 보더라도 강대국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명실공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석유 소비는 단연 1위로 전 세계 소비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에너지 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셰일가스 매장량 역시 중국과 미국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이 국가의 기본적인 생존전략으로 취급되고 세계의 정치·외교 무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는 오늘, 에너지 자원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불리한 에너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필요로 한다. 자연자원에 기반한 1차 에너지는 물론 가공·변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2차 에너지의 확보를 위해 다양한 대책 마련은 무엇보다 중요한 에너지 정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의식의 변화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그동안 공급중심의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에너지 사용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경과 건강 피해 등 각종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책임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공동체 구성원들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의식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현실 가능한 대안 마련을 위해 모두가 책임있는 자세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이종인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그렇다면 불을 이토록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대장장이는 제철 기술만 보유한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힘의 원천인 에너지를 보유한 권력자로 추정할 수 있다. 석탈해는 선진 에너지 이용기술을 보유한 신라 외부세력이었을 것이라는 설화에 기반한 역사적 가설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사실 오늘날에도 에너지 보유는 국가의 힘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에너지에 기반한 현대문명의 중심축인 석유의 소비량만 보더라도 강대국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명실공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석유 소비는 단연 1위로 전 세계 소비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에너지 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셰일가스 매장량 역시 중국과 미국이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이 국가의 기본적인 생존전략으로 취급되고 세계의 정치·외교 무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는 오늘, 에너지 자원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불리한 에너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필요로 한다. 자연자원에 기반한 1차 에너지는 물론 가공·변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2차 에너지의 확보를 위해 다양한 대책 마련은 무엇보다 중요한 에너지 정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의식의 변화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그동안 공급중심의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을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에너지 사용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경과 건강 피해 등 각종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의 책임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공동체 구성원들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의식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현실 가능한 대안 마련을 위해 모두가 책임있는 자세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이종인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