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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정치적 곤경을 타개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물타기다. 가짜 논점을 만들어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수법이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으로 덮어버린 게 한 예다. 국정원이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NLL 문제가 터져나왔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첫째, 물타기다. 가짜 논점을 만들어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수법이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으로 덮어버린 게 한 예다. 국정원이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지난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NLL 문제가 터져나왔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공개하며 판을 키웠고, ‘사초폐기’ 논란으로 이어지더니 결국 노무현 정부 측 인사가 기소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국정원이 공개한 정상회담 회의록 전문을 눈 씻고 뒤져봐도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겠다고 얘기한 대목은 없다. 검찰이 복구했다는 정상회담 회의록 ‘초본’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도 원내 수석부대표를 마치면서 뒤늦게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권이 점화시킨 노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논란 자체가 일종의 사기였던 셈이다.
그러나 사기인들 어떤가. 실체도 없는 NLL 논란으로 여권은 ‘국정원 대선개입 국면’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새누리당이 파놓은 함정인지도 모르고 대거리하면서 엄벙덤벙 따라가던 야당은 졸지에 눈만 끔벅끔벅하며 검찰의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여권의 수세는 공세로 급반전됐다. 가히 정치공학(혹은 정치공작)의 귀재들이다. 청와대의 국정원 사건 수사 개입 논란 와중에 터져나온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국정원 개혁 국면에 몰아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또 어떤가.
둘째, 적반하장식 대응이다. 제 잘못을 남 탓으로, 사태의 책임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수법이다.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치러진 지난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의 슬로건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십시오’였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피해자인가. 정치적 책임은 누가 지나.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유족들은 누가 지키나.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하자 청와대와 여당은 인사청문회 제도가 문제라고 몰아붙였다. 말도 안되는 인사를 후보자로 지명한 제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하면 누가 총리 후보자가 될 수 있겠느냐는 정부·여당의 인식은 국민모독이자 국가모독이다. 온 나라를 통틀어 총리할 사람이 문창극류밖에 없다면 그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지방선거 전에는 간 쓸개 다 내줄 것처럼 읍소하더니 선거가 끝나자 세월호 유족들을 호통치고 윽박지르는 여당 의원은 또 어떤가.
셋째, 참사를 새로운 참사로 돌려 막는 수법이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정홍원 총리의 사표를 받겠다더니 문창극 같은 사람을 후임 총리로 지명해 ‘문창극 극장’을 개장했다. ‘문창극 극장’의 흥행은 ‘세월호 국면’을 덮더니 ‘세월호 책임’과 무관한 ‘후임 총리 국면’으로 넘어갔고, 박 대통령은 유일한 대안이라도 되는 양 정 총리를 유임시켰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인사 참사’로 덮은 것이다.
정부·여당의 대응은 후안무치하기는 할지언정 그들 나름의 정치적 사익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야당이다. 여권은 스스로 바뀔 수 없고 바꿀 의지도 없어 보이는데, 여권의 변화를 강제해야 할 야당은 한없이 지리멸렬하다. 폭넓고 단단하게 조직된 야당이 정부·여당을 압박해 변화를 끌어내야 사회가 한 뼘이라도 바뀔 텐데 지금 야당 실력으로는 도무지 불가능해 보인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두고 야당의 공천 파동을 보자니 그저 암담할 따름이다.
<정제혁 사회부>
그러나 사기인들 어떤가. 실체도 없는 NLL 논란으로 여권은 ‘국정원 대선개입 국면’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새누리당이 파놓은 함정인지도 모르고 대거리하면서 엄벙덤벙 따라가던 야당은 졸지에 눈만 끔벅끔벅하며 검찰의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여권의 수세는 공세로 급반전됐다. 가히 정치공학(혹은 정치공작)의 귀재들이다. 청와대의 국정원 사건 수사 개입 논란 와중에 터져나온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국정원 개혁 국면에 몰아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또 어떤가.
둘째, 적반하장식 대응이다. 제 잘못을 남 탓으로, 사태의 책임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수법이다.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치러진 지난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의 슬로건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주십시오’였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피해자인가. 정치적 책임은 누가 지나.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유족들은 누가 지키나.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하자 청와대와 여당은 인사청문회 제도가 문제라고 몰아붙였다. 말도 안되는 인사를 후보자로 지명한 제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하면 누가 총리 후보자가 될 수 있겠느냐는 정부·여당의 인식은 국민모독이자 국가모독이다. 온 나라를 통틀어 총리할 사람이 문창극류밖에 없다면 그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지방선거 전에는 간 쓸개 다 내줄 것처럼 읍소하더니 선거가 끝나자 세월호 유족들을 호통치고 윽박지르는 여당 의원은 또 어떤가.
셋째, 참사를 새로운 참사로 돌려 막는 수법이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정홍원 총리의 사표를 받겠다더니 문창극 같은 사람을 후임 총리로 지명해 ‘문창극 극장’을 개장했다. ‘문창극 극장’의 흥행은 ‘세월호 국면’을 덮더니 ‘세월호 책임’과 무관한 ‘후임 총리 국면’으로 넘어갔고, 박 대통령은 유일한 대안이라도 되는 양 정 총리를 유임시켰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인사 참사’로 덮은 것이다.
정부·여당의 대응은 후안무치하기는 할지언정 그들 나름의 정치적 사익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다시 야당이다. 여권은 스스로 바뀔 수 없고 바꿀 의지도 없어 보이는데, 여권의 변화를 강제해야 할 야당은 한없이 지리멸렬하다. 폭넓고 단단하게 조직된 야당이 정부·여당을 압박해 변화를 끌어내야 사회가 한 뼘이라도 바뀔 텐데 지금 야당 실력으로는 도무지 불가능해 보인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두고 야당의 공천 파동을 보자니 그저 암담할 따름이다.
<정제혁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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