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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 다시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고 있다. 지난 60여년 동안 일상으로 일어나는 학살과 분노의 장례식이지만 바깥 사람들에겐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한다. ‘또 전쟁이야.’ ‘왜 하마스는 그렇게 무모하게 테러나 일삼고, 이스라엘은 매번 그렇게 본때 보여주듯이 민간인들을 죽이지?’
이런 인식을 반영하듯 대부분 국내 매체들도 진실과 영혼이 결여된 채, 친유대계 외신들의 논조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 하마스가 저항의 표시로 쏘아올린 로켓포 몇 발과 이스라엘의 무차별 표적 공격을 전면전으로 표현한다. 어떻게 이것이 전쟁인가? 분리장벽에 갇히고, 해상이 봉쇄된 상태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통과하지 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집단 감옥에서 이스라엘이 물과 전기마저 통제하거나 끊어버리는 상황에서 ‘여기도 사람 있어요’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는 저항을 테러라고 한다. 하마스는 테러조직이 아니다.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선출한 가자지구의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이고, 주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풀뿌리 정치조직이다. 한때는 선거에 승리하여 팔레스타인 정부를 운영하기도 했다. 물론 이스라엘의 불법적 침략에 항의해서 무장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이스라엘이나 일부 서방 국가에서 테러조직으로 분류될 뿐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서안지구 불법 점령지에서 일어난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의 납치·살해사건이다. 일부 급진 팔레스타인 이탈조직의 만행일 것이다. 하마스는 즉각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그렇지만 이를 빌미로 한 가자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보복 공격이 이번 사태의 표면적 이유다. 분노에 휩싸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을살해하고 화형에 처하는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 가자지구의 일곱 가족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하룻밤 사이에 몰살당했다. 이스라엘 10대 3명의 납치·살해가 사태의 발단이라면,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2500명 이상이 납치되어 구금당하고, 살해당하거나 행방불명된 상태다. 누가 누구에게 보복을 해야 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서방세계의 방조와 동조 자세다. 명백한 침략에 미국이 하마스의 보복 자제를, 영국 총리도 확전 자제를 요청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이해한다는 논평을 냈다. 온갖 첨단 무기로 무장한 세계 10위의 군사대국 이스라엘과 국제법상 무장을 할 수 없어 소총과 정밀도 떨어지는 재래식 로켓포로 위협 시늉만 하는 하마스를 동일선상에 놓고 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1948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고 설립한 이스라엘 국가 자체를 부정하는 아랍 국가는 지금 거의 없다. 싫든 좋든 이미 끝난 일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빼앗은 이웃 아랍 주권국가들의 영토다. 안보리 결의안이나 국제법으로 되돌려주어야 하는 땅인데도 아직도 대부분의 땅을 이스라엘이 강제로 점령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한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미 팔레스타인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힘들게 내놓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국제법, 오슬로 평화협정과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 최종 판결 등의 원칙에 무조건 승복하고 이를 따르고 지키는 것이며, 미국과 유럽, 유엔 등이 끝까지 책임지고 이를 관철하고자 하는 의지만 보이면 된다. 그것은 점령지로부터의 이스라엘 철수와 영토반환, 분리장벽을 원상복구하라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최종판결, 점령지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지와 정착 유대인들의 이주 등이 포함된다. 이스라엘이 이를 지킬 의사가 없고, 유대 로비에 휘둘리는 미국이나 유럽이 이를 적극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한, 오늘의 팔레스타인 무력분쟁은 또 하나의 일상이 되어 인류사회를 암울하게 할 뿐이다.
<이희수 | 한양대 교수·중동학>
이번 사태의 발단은 서안지구 불법 점령지에서 일어난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의 납치·살해사건이다. 일부 급진 팔레스타인 이탈조직의 만행일 것이다. 하마스는 즉각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그렇지만 이를 빌미로 한 가자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보복 공격이 이번 사태의 표면적 이유다. 분노에 휩싸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을살해하고 화형에 처하는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 가자지구의 일곱 가족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하룻밤 사이에 몰살당했다. 이스라엘 10대 3명의 납치·살해가 사태의 발단이라면,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2500명 이상이 납치되어 구금당하고, 살해당하거나 행방불명된 상태다. 누가 누구에게 보복을 해야 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서방세계의 방조와 동조 자세다. 명백한 침략에 미국이 하마스의 보복 자제를, 영국 총리도 확전 자제를 요청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이해한다는 논평을 냈다. 온갖 첨단 무기로 무장한 세계 10위의 군사대국 이스라엘과 국제법상 무장을 할 수 없어 소총과 정밀도 떨어지는 재래식 로켓포로 위협 시늉만 하는 하마스를 동일선상에 놓고 전쟁으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1948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고 설립한 이스라엘 국가 자체를 부정하는 아랍 국가는 지금 거의 없다. 싫든 좋든 이미 끝난 일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빼앗은 이웃 아랍 주권국가들의 영토다. 안보리 결의안이나 국제법으로 되돌려주어야 하는 땅인데도 아직도 대부분의 땅을 이스라엘이 강제로 점령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한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의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다.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미 팔레스타인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힘들게 내놓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과 국제법, 오슬로 평화협정과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 최종 판결 등의 원칙에 무조건 승복하고 이를 따르고 지키는 것이며, 미국과 유럽, 유엔 등이 끝까지 책임지고 이를 관철하고자 하는 의지만 보이면 된다. 그것은 점령지로부터의 이스라엘 철수와 영토반환, 분리장벽을 원상복구하라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최종판결, 점령지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지와 정착 유대인들의 이주 등이 포함된다. 이스라엘이 이를 지킬 의사가 없고, 유대 로비에 휘둘리는 미국이나 유럽이 이를 적극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한, 오늘의 팔레스타인 무력분쟁은 또 하나의 일상이 되어 인류사회를 암울하게 할 뿐이다.
<이희수 | 한양대 교수·중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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