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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허공에 그린 그림
눈이 봄날 벚꽃 흩날리듯
환희로 내리기 시작하면
옹이진 어머니의 손끝 한숨과
그 손마디의 시름이 덮여질 것 같아 부푼다
차창밖 와이퍼 위에
수북히 눈 쌓이기 시작하면
안부 전하는 내 목소리도 환희가 되어 한 옥타브 높아진 채
풋풋한 소녀의 마음이 뱉어 놓는 그림들 허공에 수놓는다
그 그림들엔
서녘 하늘에 기우는 해가
동녘에 사뿐히 올려놓고 간 보름달처럼
은은한 기억으로 고향이 되고 친구가 되어 살아나고
어머니의 이마에 골진 주름도 잠시 나이를 잊고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이들은
조개 줏어 머리에 이고 오던 그림을 허공에 그렸을까
-시와 사람들(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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