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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상사화
뜨락 한켠에 무중력하게 떠있는 연초록 화단을 보고 있습니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어디론가 달음질친,
숨어 버린, 갑자기 떠나가 버린 당신의 습성처럼
내 호흡은 빨리도 달아나고 있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다 나의 육체가 저물어갈 때가 있었지요
내게로 다가와 한줄기 의미로 흔들리던 당신의 시절을
난 여름이었다 부릅니다
나는 당신을 지키지 못한 미망의 세월일 뿐입니다
연분홍 꽃 되어 조용히, 조용해질 뿐입니다
끝내 잎과 꽃으로는 만날 수 없기에
몇 해의 가슴앓이를 가볍게 구겨봅니다
이 봄에도 어느 편에선가 당신이 올 것이기에
틈틈이 젖은 손을 닦으며 꽃들의 반대편을 조심스레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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