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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해바라기
오후 6시 덜 식은 하루가
서쪽 하늘에서 마지막 몸을 가열하고 있다
길가, 커다랗게, 피어있는 한 송이 해바라기
노을과 마주하다가 그만 갇혀버렸다
그 곁을 지나던 예사롭지 않은 눈빛 하나 가로등처럼 우뚝,
한 순간 뚝 끊어져 버리는 삶의 이유들, 왜일까
저녁 한 때
나를 붙들어 세우는 이 알 수 없는 느낌의 틈바구니
차라리 저 붉은 고요 속으로라도 맹목의 도피를 해 볼까
한낮의 소음도 결정할 수 없던 멈칫거림도
저녁 기도로 바치며 그냥 잠재우고 싶은 것
골목에서 빠져 나온 자동차 경적이 공상을 깨면서 퉁명스럽게 지나간다
그 자리에 머물러 저녁하늘로 차오르던 어설픈 해바라기처럼
주춤거리며, 주춤거리며 아주 먼 공상에 붙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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