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바람
밤새 비가 왔다
창문 틈 바람 하나가 힘겹게 뒤틀리고 있다
노역의 아픔이 그 좁은 틈으로 소리를 벗겨내고 있는 중이리라
아파서 소리친다
마치인근 빌라 공사판 김씨 아저씨의 넋두리 같은,
어쩌면 내가 치를 오늘 하루 몫 삶의 소리일지도 모를,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었나
막아야할 카드대금에 아들의 등록금 마련에 딸의 결혼 자금에,
걱정도 한껏 부풀어 가는 김 씨 아저씨의 한 낮의 표정을
곰곰이 되새겨 보는 일
그랬었지
오늘 나의 하루도 그와 같을 터
떼어지지 않는 걸음 몇 개를 베란다로 옮기어
밤새 시달린 창문 틈 바람을 조용히 내 보낸다
첫 페이지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