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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실의 색시(色時)한 매력學 NO. 30 2013.08.23
미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인류에 영향을 끼친 네 개의 사과
인류 역사에 영향을 끼친 세 개의 사과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우선 이브의 사과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이어서 뉴턴의 사과, 화가 폴 세잔의 사과를 꼽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끝나면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듭니다. 이유는 애플사의 로고인 '한입 베어 먹은 모양의 사과'가 빠졌기 때문인데요.
융합을 상징하는 인물로 손꼽히는 스티브 잡스는 21세기 초를 온통 애플의 신화로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사람들은 이 애플사를 네 번째 사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자유분방하고 냉정한 그러나 열정으로 뭉친 스티브잡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1955~2011)의 2주기에 즈음해 일생 동안 ‘미친 사람’처럼 ‘세상을 보는 다른 눈’으로 특별한 제품을 만든 잡스를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개봉하는 영화 <잡스>에서는 1972년 덥수룩하게 기른 머리와 수염으로 자퇴한 대학 캠퍼스를 맨발로 거니는 잡스의 모습뿐 아니라 인도 여행을 하며 불교에 심취하고, 자유분방한 연애를 즐겼던 잡스의 20대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스티브잡스(1955-2011)와 참 많이 비슷해 보이는 애슈턴 커처의 분장과 연기라고 하네요.
반항적이지만 성공에 대한 집념으로 이글대는 20대부터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점차 괴팍해지는 40대의 잡스까지 완벽에 가깝게 복제해 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차고를 빌려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과 처음 애플 컴퓨터를 만들던 순수한 모습, 강단과 배짱으로 마이크 마쿨라의 첫 투자를 받아내는 승부사다운 모습,
그리고 “예쁜 폰트는 중요한 게 아니지 않냐”는 직원을 단박에 해고하는 냉정한 사업가의 모습, 임신한 여자 친구를 버리는 비인간적인 모습까지 그의 다양한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또한 승승장구하던 그가 이사회의 견제로 애플에서 쫓겨났다 12년 만에 재기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서 세상을 바꾸는 그의 미친 열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미친 열정
여기 정신 나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이들이죠. 사람들이 이들을 미쳤다고 할 때, 우리는 그들 속의 천재성을 봅니다. 미친 사람들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결국 그들이 세상을 바꾸니까요.”(애플의 1997년 광고 ‘다르게 생각하라’ 중)
이처럼 스티브 잡스는 남다름으로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멋지게 성공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일찍부터 낯선 곳에 여행가는 것을 좋아 했으며,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자주 찾았다고 합니다. 그는 때로 워즈워스의 시를 읽으며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추구했고, 과학과 인문학의 통찰을 산업에 접목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킨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스티브 잡스는 교육이 만들어 낸 인물이 아닙니다. 그의 전기를 읽어보면 잡스는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교육도 받지 못했지요. 애플 설립 초창기에 매킨토시 컴퓨터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인물은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었고, 스티브잡스는 마케팅을 하고, 세일즈를 했습니다.
특히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주듯 사람들이 제품을 통해 사용하기를 원하는 기능들을 기막히게 제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화적 소양과 일에 대한 미친 열정을 기반으로 한 번뜩이는 영감을 제품으로 구현했다는 거지요.
결국, 일에 미치기로 작정한 사람들의 열정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 창의적인 온리원(only one)!
미친 열정의 가장 핵심 엑기스는 바로 창의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의 사과 주산지 아오모리 현에서 유래해 입시철이면 으레 등장하는 ‘합격 사과’을 이전 칼럼에서도 간단하게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기억 나십니까?
태풍으로 인해 90% 이상의 피해를 보게 됐을 때,
‘거센 비바람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행운의 사과’로 사과에 대한 의미를 바꾸고, ‘합격 사과’라는 이름을 붙여 평상시의 10배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했던 사례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미친 열정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생각을 바꾸면 존재하지 않던 가치를 끌어낼 수 있고, 그 가치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 온리원(only one)이 되는 길이 바로 이것! 창의성입니다.
계속 갈망하라. 우직하게 (Stay hungry, Stay fooli sh)
암과 투병 중이던 2005년, 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 졸업식에서 한 연설은 아직도 많은 이에게 인생의 나침반이 되고 있습니다.
매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
자신은 33년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는 말.
며칠 연속 'No' 라는 답을 얻을 때마다 자신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말.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길이라는 말.
모든 사람은 죽을 몸. 그러므로 가슴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말.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를 내는 것이라는 말.
“계속 갈망하라. 우직하게 (Stay hungry, Stay fooli sh)”라는 이 말 속에서
세상을 바꾼 네 번째 사과인 애플사의 로고가 그의 열정과 함께 오버랩 되어 보입니다.
박영실
http://m.hankyung.com/apps/column.view?id=_column_426_1&no=30&categor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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