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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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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휴일로 가는 길
오후가 길던 가을 날
그 카페가 기억났고 마음은 곧장 길 위에 올랐다
몇 개의 모퉁이들을 지나쳤을까
연인들을 부르는 간판들이 길가로 나와 가을 햇살을 익히고 있다
수면 깊숙이 상수리나무 숲이 떠 있는 저수지 옆으로
로마의 휴일로 가는, 조금은 높은 문턱의 길이 있다
머리 위로 커다란 포물선 하나 그으며
수면을 자맥질하는 낚시꾼의 시간이
저수지의 고요를 깨고 상수리나무 숲을 흔들고 있다.
얼마쯤일까
싸한 바람 하나가
길 저쪽의 고요를 슬몃 숨기고 있는 듯한 그 안으로
자가용을 깨워서 들어가는 순간, 로마의 휴일이 심상치 않다
텅 빈 주차장 먼지들의 은거지가 된 텁텁한 유리들
주말 한때를 받쳐주던 화려함도 더는 보이지 않는다
로마의 휴일로 가는 평일 속의 길 위, 지금 그 길은 폐업 중이다
이신자 시인의 아름다움 쉼터 http://cafe.daum.net/sinj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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