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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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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창에 '교회'라는 단어를 입력했을 때 나타나는 화면/ 구글 사이트 캡쳐
한국 종교 ‘동불서기’…부천 소사구 100m마다 교회
밤거리에 켜진 십자가. 한겨레 자료사진
[데이터 한겨레] 통계와 인포그랙픽으로 본 한국의 종교 지형
인천은 기독교, 부산은 불교단체 많아…지역별로 종교색 달라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세계적인 건축가 아론 탄(50)이 3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다. 한 기자가 탄에게 질문을 하자 탄의 답이 이랬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도시 야경 속 빛나는 십자가예요. 교회가 정말 많죠. 올 때마다 십자가가 더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의 발언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이디 @akaji***을 쓰는 트위터리안은 “밤의 도시가 거대한 공동묘지처럼 보이게 하는 교회의 빨간 십자가를 규제하거나 자제하도록 할 방법은 없을까?”라는 글을 띄웠고, @mondaystu***라는 트위터리안은 “전국 교회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면 비싼 통신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구글 검색창에 ‘교회’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지도 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빨갛게 나타난다.
서울엔 ‘교회’가 ‘절’보다 8배 많다
한국의 밤 거리를 걷다보면 교회의 ‘빨간 십자가’를 몇 개나 만날까. 일단 정답은 ‘지역별로 다르다’이다. 서울에선 비교적 많이, 부산에선 비교적 적게 만나게 된다.
<한겨레>가 2012년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사업체 조사 : 시군구별 산업 세세분류 현황’를 근거로 종교단체 분포를 분석했다. 통계청은 등록된 전국의 종교단체를 ‘한국 표준산업 분류’를 기준으로 기독교, 불교, 천주교, 민족종교, 기타 종교 등 5가지로 분류했다. 여기서 기독교단체는 교회·기도원·선교원 등을 말하고, 불교단체는 사찰·불교문화원·선원·암자 등을 말한다.
등록되지 않은 단체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나지만, 통계청이 집계한 2012년 종교단체는 총 7만4712개였다. 이 가운데 기독교단체가 5만6904개로 가장 많았고, 불교단체는 1만3658개, 천주교단체는 2063개, 민족종교단체는 883개, 기타 종교단체는 1204개였다. 등록된 전국의 종교단체 중 기독교단체와 불교단체가 전체 종교단체의 94.4%를 차지했다. <한겨레>는 이들 기독교단체와 불교단체의 전국 분포 상황을 시각화했다.
그 결과 한국 사회는 종교에도 ‘지역 구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및 수도권, 호남 지역에는 기독교가, 부산 및 영남 지역에는 불교단체가 뚜렷하게 많았다.
먼저, 기독교단체 수가 불교단체 수의 몇 배에 이르는지 계산해봤더니(소수점 첫번째 자리 반올림) 광역단체별로 차이가 드러났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호남에선 기독교단체 수가 불교단체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이 8배, 인천은 15배, 경기도는 9배 많았다. 광주는 7배, 전남은 6배, 전북은 7배였다.
반면 부산과 영남에선 기독교단체 수와 불교단체 수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부산, 대구, 울산, 경북에선 기독교단체 수가 불교단체 수의 2배 정도였고, 경남은 그 수가 비슷했다. 한반도 지도를 놓고 기독교단체 수를 하늘색 동그라미, 불교단체 수를 분홍색 동그라미로 그려봤다. 그림과 같이 크기 차이가 두드러졌다.
불교단체 상위 10곳 중 7곳이 경남·경북
시ㆍ군ㆍ구로 구체화시켜도 결과는 비슷했다. 전국의 시·군·구 중 기독교단체와 불교단체가 가장 많은 지역 10곳을 각각 꼽아봤다. 기독교단체가 많은 곳 1~3위는 인천 부평구와 남동구, 서울 송파구로 나타났다. 기독교단체가 많은 시·군·구를 10곳 추려보니 인천 3곳, 경기 2곳, 서울 1곳, 호남 3곳으로 나왔다.
반면, 불교단체가 많은 시·군·구 상위 10곳을 추리자 경남 5곳, 경북 2곳, 부산·대구·제주가 각각 1곳씩 나왔다. 삼국시대 신라의 수도였던 경북 경주시에 불교단체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경남 밀양시와 양산시가 이었다.
인구 대비 단체 수를 계산해봤다. 인구 대비 기독교단체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전남 신안군이었다. 전남 신안군에는 인구 237명당 하나씩 교회가 있었다. 인구 대비 불교단체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경남 산청군이었다. 산청군에는 인구 430명당 절이 한 곳씩 있었다.
마지막으로, 면적 대비 밀집도를 알아봤다. 기독교단체가 가장 밀착해 붙어있는 지역은 경기 부천시 소사구였다. 이곳에선 반경 104m꼴로 ‘빨간 십자가’를 하나씩 볼 수 있다. 서울 양천구도 비슷하다. 양천구 주민이라면 밤에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면 반경 105m당 하나씩 ‘빨간 십자가’를 볼 수 있다.
불교단체는 부산에 가장 밀집해 있다. 부산 동구에는 반경 170m당 하나씩, 중구에는 반경 183m당 하나씩 절이 있다. 면적 대비 밀집도 분류를 보면, 기독교단체 밀집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에 쏠려 있고, 불교단체 밀집 지역은 부산에서 주로 나타났다.
인구 대비 단체 수와 면적 대비 단체 수에서 지역별 차이가 나는 것을 어떤 까닭에서일까. 강인철 한신대 교수(종교문화학)는 “인구 대비 기독교 단체 밀집 1, 2순위를 신안군과 진도군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섬 지역의 특성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인구 밀도가 낮은 도서지역은 작은 마을 단위로 기독교단체가 촘촘히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섬 지역의 특성상 주말마다 배를 타고 교회에 갈 수 없으니 섬마다 교회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인구에 견줘서 많은 수의 교회가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신안군은 72개의 유인도와 932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천사(1004)의 섬’이라고 불린다. 진도군은 유인도 45개와 무인도 211개 등 256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괜히 ‘다도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강 교수는 “인구 밀도가 높은 신도시는 그 반대다. 중소형 주택들이 빼곡히 자리잡아 면적 대비 기독교단체 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부천시 소사구가 이런 경우”라고 해석했다. 부천시 소사구의 경우 대도시 서울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면서 중소형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와는 또 다른 경우다.
동불서기(東佛西基),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한국의 3대 종교인 천주교, 불교, 개신교 모두 지역별 특징이 확인됐다. 천주교는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세하며, 불교는 도시보다 농촌에서 강세를 보이고, 개신교는 한반도 동쪽보다 서쪽에서 신자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이 가운데 한반도 지도를 놓고 동쪽에는 불교가, 서쪽에는 기독교가 두드러진 분포를 보이는 것을 학계에선 ‘동불서기(東佛西基)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지만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인철 교수는 “정치, 사회, 문화 등 많은 요인들이 원인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어떤 한가지 원인이 답이라고 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학계에서 확언하는 원인에 대해 뚜렷한 정설은 없지만 유력설 두가지를 추려볼 수 있다. 하나는 선교 방법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설이다. 초창기 기독교가 전파되던 개화기 때 선교사들은 지역별로 구획을 나눠 포교하는 ‘선교지 분할 정책’을 폈다.
이 과정에서 평안도, 경기도, 전라도 지역에서 포교했던 교단이 선교에 성공했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란 설명이다. 김종서 서울대 교수(종교학)는 “초기 선교사들이 들어와 선교할 때 지역을 분할했는데 그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마다 유교 전통을 지키려는 의지의 차이가 종교 분포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유교 문화가 강한 지역일수록 오랜 전통을 가진 불교를, 유교 문화가 약한 지역일수록 새로 유입된 종교인 기독교를 수용했다는 설명이다.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 한국은 유교 사회였다. 유교는 유교가 한반도에 들어오기 전부터 일반화됐던 불교에 대해선 관용적이었지만, 조선 후기 유입된 외래 종교인 기독교에 대해선 비관용적이었다. 유교의 영향이 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기독교가 세력을 확장했는데 그 지역이 수도권과 전라도였다는 것이다.
윤원철 서울대 교수(종교학)는 “한반도의 종교 분포에서 동서 구도가 나타난 역사·문화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현재 종교의 동서 구도는 정치 성향의 동서 구도와도 흡사하게 나타나는데 둘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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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국가 통계 포털 http://kosi s.kr/ups/ups_01Li st01.jsp?grp_no=1012&pubcode=ZY&type=F
한국 종교 인구 분포 비율의 변화와 그 특징, 류성민, 한국종교학회, 2009
한국에 있어서 종교 인구 분포의 지역간 차이에 관한 사회학적인 연구, 정창수 외, 한국사회학회, 1993
글 김미향 기자aroma@hani.co.kr 데이터 시각화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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