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잠깐동안의 도시
안개는 어둠에 묶여있던 자신을 꺼내어
강물을 풀어주고 있었다
겨울에 보면 여름의 강은 너무나 짧다
지난여름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로 몰려든
추운 물 몇 줌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미꾸라지였을까 송사리였을까
수심의 반죽을 밀어가며 강 이곳 저곳을 뒤적이던 여름은
지금 어디에서 산란의 시간을 꿈꾸고 있을까
강 아래 농수로로 던지던 여름의 마지막 투망질 속에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둔덕 하나 쓰레기 봉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시 풍경들은 어느새 달리는 창안으로 모여들고
방금 전 강은 물을 버린 채 오염된 잔영 하나 이끌고
차츰 속도가 줄고 있는 창의 졸음 속으로 몰려든다
그렇게 버려진 시간과 눈을 맞췄던 것은
아주 잠깐의 일이었고
생각들은 또 다음 역을 빠르게 찾는다
이신자 시인의 아름다움 쉼터 http://cafe.daum.net/sinjakr
첫 페이지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