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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성도의 고백
주님
오늘 난 당신 앞에서
내안에 꼭 꼭 숨겨진 비밀한 부끄러움을 보았습니다
아무도 모를거라 생각해
살며시 꺼내어 잠깐만 즐기려는 세상을 향한 마음,
당신은 수없이 많은 날들을
눈동자 같이 살피며 중심을 보시겠다고 하셨건만
애써 외면 하며 자꾸만 자꾸만 빗나가는
나의 방황에 쐐기를 박으시며
더이상은 안된다...
2
난 오늘 주님의 움직이심을 보았습니다
묵묵히 기다리며 참아 주시던 주님이
겹겹이 싸여 아무도 모를 나의 비밀한 것들을
들추어 내신 당신
그동안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렸던 것은
당신이 내안에, 아니 내가 당신 안에
포~옥 안기지 못했기 때문이었음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주님
난 오늘
당신의 세미한 음성에 쿵 쾅거리는 망치 소리를 들었습니다
천둥과 번개가 내 머리를 몽땅 뽑아 달아난듯 한
마치 한 올의 겉옷도 걸치지 않아 부끄럽게 벌거벗은
내 모습도 보았습니다
머리에 활활 타는 화롯불을 올려 놓은 얼굴로
당신 앞에 나가 정말로 정말로 사자같이 울었습니다
3
주님은 말씀하셨지요
당신이 다윗에게 베푼 용서를 아느냐고,
들추어진 부끄러움에 오직 하나의 모습으로 침상을 적신
그 다윗에게 향하신 은총을 기억하라고...
아주 부끄럽게 일그러지고 찢기어진 모습을
가장 강렬한 빛으로 하나도 숨김없이 밝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님 음성에 굳게 문닫아 버리고 자꾸만 자꾸만
곁길로 가고야 마는 내게 나단 선지자를 보내 주시면서
다윗의 침상 적신 그 날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4
고상함과 성결함이란 이름으로 잘 포장하고 살아온 모습에
추하고 냄새나는 갖가지 것들이 같이 숨쉬고 있었다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주님 전 두렵습니다
또 어떤 것들이 여리디 여린 나를 당혹스럽게 할지
알 수 없는 일이기에, 다가 오는 것들에
아주 연약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작은 자임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5
그렇습니다
난 모든 것을 외면하고라도
앞에 펼쳐진 세상을 한번 누리고 싶었습니다
아주 솔직히 그저 난 무기력 하다고 말하면서
그냥 부딪쳐 보고 싶었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이렇게 당신이 드러낸
모습을 보면서 짐짓 놀라 나자빠지고 뒹구는
작은 자로 당신 앞에 무릎 꿇었습니다
말씀해 주시던 그 날에 이미 난 되돌아 서려 했는데
아까워서 아까워서 그러지 못하고
오늘 난 여기까지 와 버렸습니다
그런 내게 당신은
변함없이 사랑하며 기다리고 계셨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랬군요
난 결코 단 한번도
주님께로 부터 버람받은 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나단을 통해 저를 울리셨다고
나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에게 베푼 은총이라 믿으면서 말이죠
이신자 시인의 아름다움 쉼터 http://cafe.daum.net/sinj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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