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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몸

욥기 김부겸 목사............... 조회 수 1312 추천 수 0 2014.09.28 09: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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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욥1:21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http://blog.naver.com/malsoom/58930145 

2008년 12월 21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욥기 1장 21절

설교제목 : 하느님의 몸


  “내가 모태에서 적신이 나왔사온즉 또한 적신이 그리로 돌아 가올찌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 (개역성경) /   “모태에서 빈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에도 빈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가져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의 이름을 찬양할 뿐입니다.”(표준새번역, 욥기 1:21).


  <성경 이야기>

  오늘 성경말씀은 욥이 첫 번째 시험을 당한 후에 고백한 위대한 메시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사탄의 제안을 받아들이셔서 욥의 신앙을 시험케 하십니다. 첫 번째 시험으로서 욥의 종들과 양들과 약대들을 죽였고, 또한 그와 동시에 욥의 집들이 불타서 무너지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이때 욥의 고백이 오늘 성경말씀입니다.  “내가 모태에서 적신이 나왔사온즉 또한 적신이 그리로 돌아 가올찌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 (개역성경) /  “모태에서 빈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에도 빈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가져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의 이름을 찬양할 뿐입니다.”(표준새번역, 욥기 1:21).

  그리고 욥은 이 위대한 고백을 끝까지 견지하는 놀라운 신앙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사실 오늘 성경말씀 한 줄이 욥기 메시지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성경전체의 핵심적인 메시지인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성경말씀 중에 ‘적신’(赤身, 알몸, 빈손)이라는 문구에 주목하려고 합니다. ‘적신’에 대한 영성적 상상을 해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성경구절을 읽는 순간, 그 ‘적신’ 이야기를 통해서 더 깊고 높은 영성의 메시지를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적신 이야기>

  ‘적신’(赤身)이라는 말은 ‘알몸’ 혹은 ‘빈손’(bare)이라는 말의 한자식 표현입니다. 붉은 몸, 그러니까 아이가 세상에 태어날 때의 색깔이 붉은 몸이지요. 즉 황토색 빛깔을 띈, 흙의 붉은 빛을 그 몸에 묻힌 채 태어나는 ‘땅의 아들딸’, 그게 ‘적신’(赤身)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몸’ 혹은 ‘빈손’이라는 표현보다는 ‘적신’(赤身)이라는 표현이 더 좋게 생각됩니다.

  인간은 어떻게 세상에 왔을까요? 붉은 몸으로 왔습니다. 땅의 붉은 색깔을 담고 왔습니다. 즉 붉은 땅에서 왔고, 또 붉은 땅으로 돌아갑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세계가 곧 하느님의 세계라는 점입니다. 영성신학자 떼야르 드 샤르댕(Teilhard de Chardin: 1881-1955)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땅은 곧 하느님의 몸”인 것입니다. 즉 이 땅이 곧 하느님입니다.

  우리가 흔히 신앙에 대해서 말할 때, “하느님의 품에서 와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간다”(사도바울, 어거스틴)는 이야기를 합니다만, 그 하느님의 품이 바로 ‘이 땅’인 것입니다. 아주 구체적인 메시지입니다. 공허하지 않고, 형이상학적이지 않습니다. 저 황토 빛 땅이 곧 하느님이 몸이고, 저 땅에서 우리가 왔고, 저 땅으로 돌아가는데, 그 땅이 바로 하느님의 품이라는 메시지입니다.


  <땅 이야기>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땅의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요? 우리가 땅에 대해서 하느님의 품으로서 안온하게 생각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땅에 대해서 ‘차갑다’고 생각하고, 땅 속에 대해서 ‘답답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자연(땅의 세계)를 떠나서 문명(도시의 세계)를 일궈낸 현대 인류들이 고향의 세계를 애써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저 붉은 빛 땅의 세계가 우리의 고향인데, 우리는 그 고향의 세계를 애써 잊어버렸습니다. 잃어버렸고, 지워버렸습니다. 정말 어리석게도 ….

  그러나 영성가들이 일깨워주고 있는 땅의 메시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영성가들이 말하는 땅의 의미는 한 마디로 ‘하느님의 품으로서의 땅’입니다. 우리가 오늘날 영성가의 정신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영성가의 정신에 우리가 잃어버린 ‘땅의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인디언들의 철학과 켈트 영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건 그들의 생각에 우리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땅의 신비’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인디언들과 켈트인들이 생각하는 ‘땅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이 생각하듯이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도구로서의 땅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땅의 의미는 ‘인간의 어머니로서의 땅’입니다. 인간을 낳은 어머니로서의 땅, 또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고향으로서의 땅입니다. 그래서 거룩하고 신성한 것이고, 아름답고 행복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현대인류는 그 땅의 진실을 잃어버렸습니다. 정말 애석합니다.


  <현대문명 이야기>

  현대인류는 자연의 세계를 쓸어버린 후, 그 땅에다가 도시의 세계를 세워놓고 자랑스러워합니다. 현대 인류의 꿈이라는 것은 “도시적인 것에서 최대한 오래 사는 것”입니다. TV에 자주 방영되는 ‘생명연장의 꿈’이라는 프로그램 류가 바로 그것입니다.

  현대인류는 문명적인 것을 중시합니다. 도시적인 세계에 최대한 머물려고 합니다. 의식(意識)의 세계, 그러니까 뭔가 생각이 꿈틀거리고 의지가 살아있는 세계에 최대한 머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의식(意識)을 잃어버리거나(치매), 몸과 마음과 생각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면(늙으면) 큰 일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적신(赤身)으로 이 세상에 올 때, 의식(意識)이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또 우리가 이 세상에 적신(赤身)으로 올 때, 몸과 마음과 생각을 제대로 했었나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식이 없는 무의식(無意識)의 세계에서 우리가 왔고, 그 무의식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여정이고, 그 무의식의 세계가 곧 하느님의 세계인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의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하느님의 몸’이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이제 완연한 겨울입니다. 이미 오래 전에 나뭇잎들이 다 떨어졌고, 앙상한 가지들만 바람결에 나부끼는 쓸쓸한 계절입니다. 겨울철이라는 계절도 그렇고, 우리 각자 인생의 계절도 그렇습니다. 겨울나무가 그 잎들이 다 떨어뜨렸듯이, 우리 인생이 여러 가지 풍성한 잎들을 떨어뜨렸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건강’이라는 잎을 떨어뜨렸고, 어떤 이는 ‘의식’(意識)이라는 잎을 떨어뜨렸고, 어떤 이는 ‘명예’라는 잎을 떨어뜨렸고, 어떤 이는 ‘재산’이라는 잎을 떨어뜨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정말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이파리에 불과하고, 우리의 뿌리는 여전히 튼튼하게 하느님의 몸인 이 땅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설사 우리 인생의 뿌리가 뽑혀서 죽은 나무가 된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전히 계속해서 영원히 사나 죽으나 하느님의 몸에 머물 것이기 때문입니다.

  잠깐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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