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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이 너무 길어...
【쑥티일기763】아내의 배짱
친정에 다녀온 아내가 빵을 몇 개 가지고 왔습니다. 장모님이 김치냉장고 위에 올려놓은 것을 먹을 사람이 없어서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나만 빼고 모두 유통기간이 지난 빵입니다. 어떤 것은 2주나 지났습니다.
"이거 유통기한이 지나도 너무 지났네... 이거 먹으면 죽어"
"괜찮아. 엄마가 안 죽는다고 그랬어. 냉장고에 있던 빵이라 괜찮아."
"그래도... 쫌 그런데... 한 3-4일 지난 거리면 몰라도.... "
"괜찮데두. 안 먹으려면 말어 내가 다 먹을겨"
유통기한이 15일 지난 크림빵 - 아내가 괜찮다고 해서 가지고 나가 차 안에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하고 집에 왔는데, 갑자기 온 몸에 한기가 들고 속이 매슥거리면서 어지러웠습니다. 이건 식중독 초기 증상입니다. 조용히 안방으로 가 쓰러졌다가 두 시간만에 일어났습니다.
제가 위장이 워낙 좋아 웬만한 것은 다 소화시켜서 똥을 만들어버리는데 유통기한이 15일이나 지난 빵은 안 되는군요.ㅠㅠ
저도 지난번에 처가에 갔을 때 장모님이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대수롭지 않게 "괜찮아. 먹어도 아무 이상 없어" 하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옛날 분들은 배고프고 가난한 시절을 살아왔기 때문에 음식을 날짜 지났다고 버리지 않습니다. 쉰 밥도 다 씻어서 단술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자식은 엄마의 말을 무조건 믿습니다. 아마도 아내는 엄마의 말은 아무 의심 없이 믿고 저에게 무심코 "괜찮아" 그랬을 것입니다. 요즘엔 빵에 얼마나 방부제를 많이 넣는지 15일이 지나도 멀쩡해 보입니다. 그런데 속은 안 괜찮습니다. ⓒ최용우 20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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