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3년 12월 21일 감자탕교회 이야기 전도지 1면)
오늘 제목은 2003년 12월 19일자 조선일보 기사 제목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세상
에 전해진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한국교회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래는 기사 전문입니다.
“고마운 마음이야 말로 다 못하지예….”
태풍 ‘매미’로 집을 잃고 석 달 가량 마을회관과 컨테이너 생활을 전전했던 천양수
(53·경남 거제시 사등면)씨는 지난 15일 잊지 못할 성탄 선물을 받았다. 한국기독교
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이 번듯한 벽돌집을 지어줘 이날 입
주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천씨가 집을 잃은 것은 지난 9월 12일. 오후 8시쯤 모진 비바람이 쏟아졌다. 바다에
서 20m쯤 떨어진 집에는 물이 들어차고 있었다. 부인 이금선(43)씨와 두 자녀를 미리
대피시키고 혼자 집을 지키던 천씨는 심상치 않은 느낌에 부엌에 들어가보니 이미 가
슴까지 바닷물이 차올랐다. 마당에 묶여 있던 개를 풀어주고 돌아서는 순간, 파도에
밀려온 바위가 시멘트 블록으로 앙상하게 지어진 천씨의 집을 때렸고, 집은 힘없이 무
너졌다. 천씨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심한 약시(弱視) 때문에 이렇다 할 직업
을 갖지 못하고 부인 이씨가 참치공장에 다니면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던 천씨 가족
으로서는 집을 다시 지을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올해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 태풍 ‘매미’로 집을 잃은 천씨 같은 극빈층 수재민
에게 지어준 ‘희망의 집’은 모두 5채. 마산시 진동면, 구산면에 4채 그리고 천씨 집
(4호)이다. 원래 집이 있던 터에 11~18평짜리 벽돌집을 튼튼히 지었다.
조 목사를 비롯한 서울 상계동 서울광염교회 교역자들이 주축이 된 봉사단은 재난
에 관한 한 기독교계의 ‘5분 대기조’로 유명하다.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에게 밥을 지어주면서 결성됐다. 이들은 언제라도 재난이 발생하
면 컵라면, 세면도구, 세제, 간장·고추장 등 평소 비치해뒀던 응급 구호품을 승합차
와 트럭에 싣고 현장으로 달려가 현지 교회들의 지원을 받아 이재민에게 구호품을 나
눠준다. 지난 9월 ‘매미’ 때는 강원도 정선으로 출동했다가 마산 쪽이 더 급하다는
소식을 듣고 마산으로 핸들을 꺾었다. 현장은 처참했다. 마산시 송도마을의 경우는 봉
사단이 들어갈 때까지 닷새 동안 22가구가 밥 한 끼 제대로 지어먹지 못하고 있었다.
조 목사는 “마침 올해는 이랜드 등에서 보내온 현금과 구호물품이 평소보다 많이
접수돼 다소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님의교회, 사랑의교회, 신림교회,
수원제일교회 등 80여개 교회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했고, 건축업을 하는 마산
진동교회의 한 장로가 실비로 건축을 맡았다. 정부 지원비에 여러 교회의 성금을 모
아 건축비가 마련되는 대로 한 채씩 착공해 제1호 ‘희망의 집’인 진동면 송도마을
하명선씨 집은 지난 10월 말 입주했다. 천씨의 집이 4호이며 현재 마무리 공사 중인 2
호, 3호, 5호집은 성탄절 이틀 전인 23일 입주식을 갖게 된다. ‘희망의 집’을 받은
수재민 중 기독교 신자는 4호의 천씨 가족뿐이었지만, 3호에 입주할 정정자(64)씨는
고마운 마음에 지난 일요일(14일) 평생 처음 교회에 나가기도 했다. ‘희망의 집’
두 채가 지어진 송도마을 서창규(69) 이장은 “명절이 따로 없지예. 2호집 입주하는
23일이 우리한텐 명절이지예”라고 했다.
맨손으로 시작해 여러 교회와 기업, 개인의 자발적 도움을 끌어내 이재민을 돕는 봉
사단의 힘은 투명성과 철저한 ‘비움의 미학’이다. 지원금 사용 내역은 바로 홈페이
지(www.foodshare.or.kr)에 올린다. 또 별도 사무실 없이 봉사단원들의 인건비, 교통
비 등은 서울광염교회가 부담한다. 덕택에 봉사단 운영의 행정비는 제로다. 교회는 상
계동의 감자탕집 건물 3층의 30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작은 규모이지만 교회 통장도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 등을 위한 비상금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도록 운영한다. 조 목
사는 “겉옷을 벗어달라면 속옷까지 벗어드린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지갑
과 곳간을 비워 이웃에게 나눠주면 언제나 하나님이 다시 채워주실 것으로 믿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 )
글쓴이 조현삼/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slspc@hanmail.net
자료를 올릴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단 자료는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합니다. |
최신댓글